오전 회담 전체회의서 공동보도문 교환
‘공동 입장ㆍ응원단 파견’ 南 요청에
北, ‘고위대표단과 응원단 파견’ 화답
南, 설 계기 이산가족 상봉도 제안
평창 동계올림픽에 선수단ㆍ응원단이 포함된 대규모 북한 대표단이 참가할 전망이다. 응원단 파견이 성사될 경우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대회 이후 근 13년 만이다.
남북은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고위급 당국회담에서 북측이 평창 올림픽에 대규모 대표단을 파견한다는 데 사실상 합의했다. 이날 남측 대표단은 기조 발언을 통해 북측에 평창 올림픽에 많은 대표단 파견을 희망한다는 뜻을 전하고 공동 입장 및 응원단 파견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북한 응원단의 평창 올림픽 파견이 최종 확정되면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9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육상대회 이후 처음이다. 당시 현재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부인인 리설주가 응원단으로 온 사실이 뒤늦게 공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남북 양측 대표단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1시간 5분 간 첫 고위급 회담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입장을 교환했다. 회의 말미에는 공동보도문 초안도 나눠 가졌다.
남측 차석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평화의집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회담에서) 북측의 평창 참가를 비롯한 남북 관계 개선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교환했다”고 밝혔다. 천 차관에 따르면 남측은 설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자며 이를 위한 적십자 회담을 개최할 것을 북한에 제안하고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군사당국회담 개최도 제의했다. 둘은 이미 지난해 7월 우리가 북한에 한 차례 제의했지만 답을 듣지 못한 현안이다.
천 차관은 아울러 “상호 존중의 토대 위에서 협력하면서 한반도에서 상호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를 중단하고 조속히 비핵화 등 평화 정착을 위한 대화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표명했다”고 했다. 그는 “북측은 한반도 평화를 보장하고 민족적 화해와 단합을 도모하고 남북이 제기된 문제들을 대화와 협상을 통해 풀어나가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천 차관은 또 “오전 11시 30분부터 12시 20분까지 진행된 수석대표 접촉에서 전체회의에서 논의한 양측 입장을 토대로 사안별로 구체적 논의가 이뤄졌다”며 “양측 관심사에 대해 폭넓고 심도 있는 의견 교환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회담 분위기와 관련해 “평창을 남북 간의 관계를 복원하는 좋은 계기로 삼자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면서 진지하고 성실하게 논의에 임하는 분위기였다”며 “(수석대표 접촉도) 허심탄회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제안했고 북도 동의했다”고 소개했다.
또 공동보도문 초안에 대해 “우리측은 기조 발언에 나와 있는 것들 중심으로 담을 수 있는 내용으로 준비했고 북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개략적 의견 교환이 있었고 오후에 거듭하면서 좁힐 것은 좁힐 것”이라고 했다.
남측의 비핵화 언급에 북한이 어떻게 반응했느냐는 질문에 천 차관은 “북측이 특별히 그 문제에 언급을 하거나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경청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또 북한이 대북 제재나 개성공단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했느냐는 질문에는 “명시적으로 이야기 하진 않았다”고 덧붙였다.
판문점=공동취재단ㆍ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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