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소설 ‘흥부전’의 탄생 비화를 담은 작품이자 故 김주혁의 유작 ‘흥부’가 베일을 벗었다.
9일 오전 11시 서울시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흥부’ 제작보고회에서는 조근현 감독, 배우 정우, 정진영, 정해인, 김원해, 정상훈 등이 참석했다.
‘흥부’는 영화 ‘봄’ ‘26년’ 등으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조근현 감독의 작품으로, 조선 팔도를 들썩이게 만든 천재 작가 흥부가 남보다 못한 두 형제로부터 영감을 받아 세상을 뒤흔들 소설 ‘흥부전’을 집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사극 드라마다.
모두가 알고 있는 작자미상의 고전소설 ‘흥부전’을 쓴 작가가 ‘흥부’였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피폐했던 조선 후기 시대상을 반영했다. 작가 흥부 역에는 배우 정우, 우리가 알고 있는 흥부-놀부는 조혁-조항리 캐릭터로 故 김주혁과 정진영이 연기했다.
먼저 이날 ‘흥부’는 김주혁의 유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조근현 감독은 김주혁의 캐스팅 과정에 대해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배우였는데, 어느 날 내 앞에 있더라. 솔직하게 한 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다음날 아침 일찍 8시에 영화사에 왔더라. 그런데 아무 이야기도 안 했다. 서로 조심했던 것 같다. 같이 하자고 했더니 ‘예’ 하고 홀연히 사라졌다. 그렇게 약속을 하고 나서 놀랍게도 캐릭터에 대해 집요하게 파고들었다”라고 덧붙였다.
김주혁과 가장 호흡을 많이 맞춘 정우는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많이 보고 싶다. 주혁이 형”이라며 눈시울을 붉혀 눈길을 끌었다. 이어 정우는 첫 사극으로 ‘흥부’를 하게 된 것에 대해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 마음을 잡지 못했다. 그런데 주혁 선배가 한다고 해서 힘을 얻고 촬영을 할 수 있었다. 배려심이 많으신 선배였다. 특히 마지막에 주혁 선배가 흥부에게 하는 내레이션이 주는 메시지와 목소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이야기 했다.
정진영은 “김주혁이 연기한 조혁이란 인물은 백성의 삶을 걱정하고 그들을 돕는 자다. 내가 맡은 형 조항리는 욕심을 위해 백성의 고혈을 빨아 먹는다”고 캐릭터 소개를 한 후 “흥부의 주요 골자가 ‘욕심 가득한 기득권들 속에서 어떤 희망을 찾아나갈 것인가’이다. 우리 사회와 겹쳐기도 한다. 내가 맡은 조항리 역 같은 분들은 대부분 감옥에 가 있다.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 안에 넣어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정해인은 헌종 역을 맡았다. 그는 “내가 제일 후배인데 왕 역이었다. 비하인드가 있다. 선배들이 한 번씩 와서 왕 자리를 앉아 보시더라. 셋이 쪼르륵 앉아 있을 때도 있었다”며 “부담될 수밖에 없었다. 선배들이 도움을 많이 주셨다. 복잡한 감정 연기를 해서 힘들어 했는데, 정우 선배는 팁을 하나 던져주고 가셨다”라고 전했다.
특히 이 작품은 ‘품위있는 그녀’ ‘힘센여자 도봉순’ 등의 백미경 작가 등이 참여했으며, 정상훈은 김삿갓 역으로 백미경 작가와 두 번째 호흡을 맞추게 됐다. 정상훈은 “백미경 작가님이 영화까지 하시는지 몰랐다. 전화해서 ‘너무 잘 봤다. 인연이 있어서 또 만난 것 같다. 기분이 좋다’라고 말을 했더니 작가님은 ‘넌 날 벗어날 수 없어’라고 말씀하셨다. 더 열심히 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흥부’는 오는 2월 설에 개봉할 예정이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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