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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업계, ‘누가 총대 메나’?…가격인상 눈치작전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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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업계, ‘누가 총대 메나’?…가격인상 눈치작전 치열

입력
2018.01.09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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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등 오르자 가맹점주 '올려달라' 아우성"

일부 점포는 이미 자체적으로 가격 올려

출처=게티이미지
출처=게티이미지

지난해 가격을 올리려다 정부의 전방위적 압박으로 인상 계획을 철회했던 치킨업계가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더욱이 이번에는 17년 만에 최대폭으로 오른 최저임금 인상까지 겹치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치킨업계에 팽배한 분위기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가격을 올리려다 실패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는 올해 최저임금 16.4% 인상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데다, 최근 배달 수수료까지 오르면서 치킨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상당수 업체들이 짧게는 3년에서 길게는 8년까지 메뉴 가격을 올리지 못했다"며 "올해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까지 커지면서 가맹점주들이 메뉴 가격을 인상해달라고 아우성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치킨업체들은 최근 일부 배달 대행업체들이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배달 수수료를 건당 500∼1천원씩 올리면서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극심한 배달원 구인난에 시달리는 치킨 프랜차이즈 업주들은 전문 배달업체와 계약을 맺고 영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가격 인상을 놓고 눈치싸움을 하는 치킨업계 분위기는 지난달 29일 KFC가 먼저 치킨과 햄버거 등 24개 품목의 가격을 평균 5.9% 인상하면서 더욱 확산했다.

KFC는 원자재·인건비 상승을 명분으로 주요 치킨업체 중 가장 먼저 가격을 올렸지만 정부가 이를 규제하지는 않았다.

지난해 5월 가격 인상의 총대를 멨다가 정부 압박에 인상을 철회했던 BBQ나 가격을 올리려다 포기했던 업계 1위 교촌치킨 입장에서 보면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다.

"왜 누구는 못 올리게 하고 누구는 그냥 놔두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는 곳곳에서 감지된다.

BBQ 윤경주 대표는 최근 가맹점주들에게 서한을 보내 "지난 8년간 원부재료, 임대료, 인건비 등 물가가 상승했으나 치킨값은 그대로 유지됐다"며 "본사의 노력에도 가격 인상은 무산됐지만 패밀리(가맹점주) 여러분이 처한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가격 인상 재추진 가능성을 내비쳤다.

교촌과 BHC, 네네치킨 등도 시기를 저울질하며 경쟁업체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일부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배달 수수료 상승 등 고정비 압박을 견디다 못해 자체적으로 가격을 인상한 곳도 있다.

가맹사업 본부가 제시하는 메뉴 가격은 권장소비자가일 뿐 강제성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가맹점주들은 상권별 임대료 차이 등을 고려해 본부에 고지한 뒤 자체적으로 가격을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다만 점포마다 주요 메뉴 가격이 다를 경우 가격이 더 낮은 업체에만 배달 주문이 몰리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가급적 점주들이 동일한 가격을 유지하도록 권장한다.

서울 강남지역에 위치한 한 치킨 가맹점주는 "본부 차원에서 권장소비자가를 올리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 최근 자체적으로 주요 메뉴 가격을 500∼1천원씩 올렸다"며 "최저임금과 배달 수수료가 한꺼번에 인상되면서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가맹본부의 통제력이 약한 업체를 중심으로 일선 점주들이 자체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현상이 갈수록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수년 간 가격을 못 올려 인상 요인이 누적된 데다 올해 최저임금까지 대폭 인상되면서 가격 인상 분위기가 팽배한 상황"이라며 "서로 누가 먼저 총대를 멜지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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