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통장, 금리 연 0.1%로 낮지만
예금자보호 받아 안정성 높아
ETF, 달러 강세에도 투자 가능
ELS는 6개월 연 5~7% 수익도

직장인 최모(37)씨는 원ㆍ달러 환율이 3년 2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지난주 ‘쌀 때 사두자’는 생각에 달러당 1,060원대에 1,000달러를 매수했다. 최씨는 “앞으로 환율이 더 떨어진다는 전망이 나와 1,050원 밑으로 하락하면 1만달러 정도 추가 매수할 것”이라며 “환전한 달러는 외화정기예금에 넣고 금리도 받으며 1년 정도 굴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원화강세가 이어지며 연초부터 원ㆍ달러 환율이 1,050원선을 향해 곤두박질치고 있다. 투자자들에겐 달러를 저가에 매수해 가치가 올랐을 때 되팔아 차익을 남길 수 있는 ‘환(換) 테크’의 기회이기도 하다. 내게 맞는 달러 투자 방법을 알아보자.

쉽고 안전한 외화통장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달러에 투자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가장 간단한 건, 달러를 현금으로 사두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보관이 불편하고 환전 수수료와 매입한도도 고려해야 한다. 당장 사용할 계획이 없다면 효용이 떨어진다.

일반 투자자에게 가장 쉽고 안정적인 환테크 상품으론 ‘외화예금통장’이 있다. 원화 대신 달러를 통장에 넣어두고 이자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시중은행에서 가입할 수 있다. 달러 가치가 오를 경우 환차익까지 기대할 수 있으며 환차익에는 세금이 따로 붙지 않는다. 금리는 보통 연 0.1% 수준으로 낮지만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최대 5,000만원까지 예금자 보호도 받을 수 있어 안정성이 높다. 대표 상품으로는 SC제일은행의 ‘초이스외화보통예금’ KB국민은행의 ‘KB글로벌 외화투자통장’, 신한은행의 ‘외화체인지업 예금’, NH농협은행의 ‘다통화 월복리 외화적립예금’ 등이 있다.

실제 국내 달러예금 잔액도 늘고 있다. 달러 약세를 계기로 유학자금이나 해외여행 비용을 미리 준비해 예금으로 보관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개인 달러예금 잔액은 126억3,000만달러로 전월(103억5,000만달러) 대비 22% 증가해 역대 최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2016년말(86억3,000만달러)에 견주면 46%가량 늘었다.

수익률 높이려면 ETF, ELS를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달러 상장지수 펀드(ETF)’도 달러 투자의 한 방법이다. 미국달러선물지수를 기초로 삼는 달러선물 ETF는 달러의 방향성에 투자할 수 있다.

일반 ETF는 달러가 강세를 나타내면 투자자가 수익을 얻는 구조인 반면,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의 경우엔 달러가 약세일 때 수익이 난다. 달러약세가 진행된 최근 3개월 수익률을 보면 삼성자산운용의 KODEX미국달러선물은 -6.7%이지만 KODEX미국달러선물인버스는 7.4%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TIGER), 삼성자산운용(KODEX), 키움자산운용(KOSEF)이 달러선물(인버스 포함) ETF를 내놓았다. 윤주영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달러 강세든 약세든 양방향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ETF의 가장 큰 장점”이라며 “달러 예금의 경우 환율이 움직이는 만큼만 수익이 나지만 ETF는 환율 움직임의 2배로 수익을 내는 상품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주가연계증권(ELS)에 대한 문의도 늘고 있다. 일반 ELS처럼 각종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되 원화가 아닌 달러로 투자하는 방식이다. 지수가 일정 수준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정해진 이율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현재 6개월 기준 연 5~7%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분할매수ㆍ분산투자 전략으로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달러 약세 흐름이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다만 미국 금리인상이나 위험자산(주식) 선호가 약화돼 달러가 오를 때를 대비해 분산투자 차원에서 외화자산 보유를 추천한다.

박순현 SC제일은행 자산관리본부 팀장은 “한국 경제의 성장세와 글로벌 위험선호가 강화되면서 원ㆍ달러 환율은 상반기 중 완만한 강세를 유지할 전망이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강세폭이 둔화되거나 점진적 약세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상반기에 달러예금과 같은 환테크 상품을 통해 통화를 분산하는 것은 하반기 위험관리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홍승훈 국민은행 잠실롯데PB센터 팀장은 “환율이 많이 떨어졌지만 추가 하락도 감안해 달러를 분할 매수하는 게 좋다”며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금융자산의 10~20%를 보유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WM리서치팀장도 “올해 미국 금리인상이 예고돼 있지만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달러가 급등할 요인이 별로 없다”며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한 안전자산으로 중장기적으로 접근하고, 통화도 달러에만 치중할 게 아니라 유로화, 엔화 등으로 시야를 넓히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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