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車 관심 표명’ , 한 ‘독소조항 ISDS 개선 요구’
“첫 탐색전, 몇 주 내 서울서 2차 협상 개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 개정 협상이 양국의 입장차만 확인한 채 끝났다.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현지시간) 1차 한미FTA 개정 협상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돼 9시간동안 협상을 벌인 후 마쳤다고 밝혔다. 이날 협상에 우리 측은 산업부 유명희 통상정책국장이, 미국 측은 마이클 비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이날 1차 협상은 오전10시에 시작해 오후6시50분에 종료했다. 약 9시간 동안 마라톤 협상이 이어졌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마무리됐다. 유명희 국장은 협상 후 기자들과 만나 “쉽지 않은 협상인 건 사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1차 협상에서 우리측은 대표적 독소조항으로 꼽혀온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무역구제 등을 의제로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ISDS는 외국 투자 기업이 상대방 국가의 정책 등으로 이익을 침해 당했을 경우, 해당 국가를 상대로 직접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분쟁 해결 제도다. 문제는 악용할 경우 거액 배상을 노리는 민사소송의 주요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미FTA 개정 및 이행 관련된 ISDS 등 관심 분야와 민감 분야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했고, 미국측이 제기한 관심분야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우리의 의견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측이 제기한 분야는 아직 공개되진 않았지만, 자동차ㆍ철강 분야에 대한 요구가 집중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유 국장은 “쉽지 않은 협상인 건 사실이며 상호 관심 분야 및 민감한 이슈를 교환하고 상세하게 파악했다”며 “(미국 측은) 자동차에 대해 관심을 표명했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합의를 위해서는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우리의 목표는 양국 간 공정하고 상호호혜적인 무역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이번 협상에서의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조만간 2차 개정협상 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다. 1차 협상이 최종 타결에 이르기 위한 탐색전 성격이 짙었던 만큼, 2차 에선 미국 측이 자동차와 철강, 농축산물 등 구체적인 분야 개정을 요구하며 대대적인 압박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산업부 관계자는 “2차 협상은 수주 내에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라며 “2차 협상에 대비해 전문가 의견수렴 및 관계부처와 함께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등 면밀하게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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