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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색하는 중국, 떨떠름한 일본

입력
2018.01.0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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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한미군사훈련 중단 합의에 "의심할 바 없이 좋은 일"

일본 공안조사청 "북한, 남북대화 성과 없으면 추가도발 가능성"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연합뉴스

남북이 2년여 만에 당국자 회담을 개최하기로 하고 한국과 미국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군사훈련을 중지하기로 하는 등 한반도에 긴장완화 분위기가 조성되자 중국, 러시아, 일본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환영과 기대 일색인 중국ㆍ러시아와 달리 일본은 불투명한 회담 전망을 내놓는 등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한미가 올림픽 기간 중 군사훈련을 중단하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의심할 바 없이 좋은 일”이라고 환영했다. 겅 대변인은 이어“한반도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한 평화적 해결의 정상 궤도로 되돌려 놓는 데 절실히 노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9일 남북 고위급 회담을 개최하기로 했다는 한국 정부 발표에 대해서도 “중국은 한반도의 가까운 이웃으로서 남북이 상호 관계를 개선하는 데 적극적인 노력을 하는 것에 환영과 지지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도 남북 간 대화 재개 노력을 환영하는 입장이다. 러시아 외무부 관계자는 현지 리아통신에서 “우리는 당사자들이 대화를 재개할 준비가 된 것을 환영한다”며 “평화로운 남북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합의로 이 같은 긍정적인 추세가 자리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반면 일본 측은 ‘대화 재개 움직임이 대북 압력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관방장관은 ‘남북 고위급 회담이 북한의 시간 벌기로 이어지는 건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지난 20년간 이런 일이 자주 반복돼온 것 아니냐”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오노데라 이쓰노리(小野寺五典) 방위장관도 “과거 북한이 대화 자세를 보여 국제사회가 지원했지만, 결과적으로 속았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라고 말했다. 일본 언론들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불편한 분위기를 전했다. 마이니치(每日) 신문은 사설을 통해 “북한은 한미동맹 이간질을 도모함으로써 자신의 입장을 유리하게 하려는 계산”이라며 “지금까지 비슷한 시도를 반복해왔다”고 주장했다.

회담 실패를 전제로 한 전망도 나왔다. 일본 법무성 산하 정보기관인 공안조사청은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중지·축소 등의 성과를 얻지 못하면 추가 군사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공안조사청은 이날 발간한 ‘내외정세 회고와 전망’에서 “핵전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은 당분간 평창 동계올림픽을 염두에 두고 대화를 강조하며, 한미가 이 기간 개최하는 연합훈련 중지·축소 등의 성과를 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북한은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할 경우 핵전력 강화를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을 태평양 상으로 발사하거나, 개발 중으로 보이는 북극성 계열의 시험발사, 추가 핵실험 등 군사도발을 강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관측했다. 이를 통해 북한은 미국을 비롯한 관계국간 동맹을 흔들려고 한다는 분석이다.

이왕구 기자 fab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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