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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척 진 파키스탄에 구애하는 중국ㆍ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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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와 척 진 파키스탄에 구애하는 중국ㆍ일본

입력
2018.01.05 17:3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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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美 인도ㆍ태평양 전략 맞서

파키스탄과 안보협략 등 강화

日은 대북제재 공조 위해

9년 만에 외무장관이 방문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과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외교장관. EPA=연합뉴스
왕이(오른쪽) 중국 외교부장과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외교장관. EPA=연합뉴스

중국과 일본이 새해 벽두부터 미국과 척을 지게 된 파키스탄을 경쟁적으로 챙기고 나섰다. 양국의 정책방향은 공히 미국의 새로운 대아시아 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과 직간접적으로 닿아 있지만 접근법은 전혀 다르다.

중국은 파키스탄과의 경제협력은 물론이고 안보분야에서도 적극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시작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5일 논평기사에서 “파키스탄과 미국과의 관계가 멀어지면 파키스탄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중국과 파키스탄은 ‘전천후적 친구 관계’를 유지했으며 앞으로도 중국은 파키스탄과의 우호관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또 미국이 파키스탄을 테러리스트 은신처로 비난한 것을 겨냥한 듯 “파키스탄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많은 희생을 치렀으며 세계적인 대테러 노력에 크게 기여했다”고 두둔했다.

중국은 2015년 4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파키스탄을 방문해 신장(新疆)자치구 카스(客什)에서 파키스탄 남부 항구도시 과다르에 이르는 3,000㎞에 570억달러(약 61조원)를 투입해 도로ㆍ철도ㆍ에너지망을 구축하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사업’에 합의한 바 있다. 이는 시 주석이 주창한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 및 해상 실크로드) 전략의 일환이다. 파키스탄도 중국과의 교역에 위안화를 사용하겠다고 천명함으로써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에 힘을 보탰다.

중국은 또 지난 달 파키스탄 과다르항 인근 지와니 반도에 군사기지를 건설키로 했다. 아프리카 지부티에 이은 두 번째 해외기지다. 인도와 대립해온 파키스탄을 거점 삼아 미국ㆍ인도를 동시에 겨냥함으로써 미국의 대중국 포위전략인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맞서는 포석이다. 같은 달 26일에는 파키스탄ㆍ아프가니스탄과 3개국 외교장관 회의를 갖고 경제ㆍ안보협력 강화에 합의하기도 했다.

반면 일본은 9년만에 외무장관이 파키스탄을 방문해 대북제재 공조를 촉구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외무장관은 지난 4일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외교장관을 만나 “남아시아 국가들이 유엔 대북제제의 구멍이 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이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있음을 의식한 발언이다.

고노 외무장관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난을 의식한 듯 “파키스탄 정부와 국민의 테러에 맞선 노력을 강력 지지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그의 방문은 일본이 적극 지지하고 있는 인도ㆍ태평양 전략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차원이어서 중국과는 달리 외교적 수사의 성격이 짙다. 고노 외무장관은 스리랑카와 몰디브를 방문해서도 인도ㆍ태평양 전략이 남아시아 지역안보에 기여할 것임을 역설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고노 다로(왼쪽) 일본 외무상과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외교장관. AP 연합뉴스
고노 다로(왼쪽) 일본 외무상과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외교장관.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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