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남자 어린이들의 장래희망 1순위로 학자나 박사가 15년만에 1위로 떠올랐다. 그동안 요지부동의 1위였던 야구나 축구선수를 눌러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4년 연속 이어진 일본인 및 일본 출신자의 노벨상 수상이 언론에 크게 소개된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5일 NHK 등에 따르면 다이이치(第一)생명보험이 지난해 7~9월 일본 전국의 유아ㆍ초등학생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어른이 된다면 되고 싶은 직업’ 설문조사에서 남자 아이는 ‘학자ㆍ박사’를, 여자 아이는 21년째 ‘음식점 주인’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다이이치생명은 1989년부터 매년 이 조사를 이어왔는데, 학자ㆍ박사가 1위가 된 것은 2003년 이후 15년만이다.
학자ㆍ박사가 급부상한 것은 최근의 경향이다. 2016년 초 발표된 설문 조사에서는 8위를 차지하다 지난해 2위로 떠올랐고 올해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일본 어린이들의 구체적 선택 이유는 ‘암환자를 완벽하게 치료하고 싶다’거나 ‘놀아주는 로봇을 만들고 싶다’ 등이었다. 일본 언론은 ‘학습지도요령 개정에서 이과수업을 충실히 하도록 됐고 일본인의 노벨상 수상이 이어진 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일본은 2014년 모두 나고야(名古屋)대 소속인 아카사키 이사무(赤崎勇)ㆍ아마노 히로시(天野浩) 교수와 일본계 미국인 나카무라 슈지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가 물리학상을 받은 후 과학분야 노벨상을 매년 수상해 왔다. 2015년에는 가지타 다카아키(梶田隆章) 도쿄대 교수가 물리학상을, 오무라 사토시(大村智) 기타자토(北里)대 교수가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2016년엔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 도쿄공업대 명예교수가 생리의학상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일본계 영국인 작가인 가즈오 이시구로가 문학상을 받았다.
한편 남자 아이들은 야구선수, 축구선수가 각각 2~3위를 차지했고, 의사와 경찰관·형사는 공동 4위, 목수와 소방관ㆍ구급요원은 6위와 7위였다. 여자 아이는 음식점 주인에 이어 간호사, 보육원ㆍ유치원 교사, 의사, 교사, 가수ㆍ탤런트·예능인, 약사 순이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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