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해석은 경계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남북 대화 엔진에 시동을 걸었다. 상당수 미국 외교 전문가들과 중국 전문가들은 한미 정상이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연합훈련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을 환영하면서도 과대 해석은 경계하는 모습이다.
환태평양 지역 지식인 공동체 '메리디안 180' 창립자 애널리스 라일즈 코넬대 교수는 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한미 연합훈련 중단 결정을 너무 과대평가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의 참여가 없으면 한미 연합훈련은 열리지 못한다는 것이 사실"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한국 정부가 주도권을 가졌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 출신인 톰 번 코리아 소사이어티 회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4일 트위터를 통해 한미 대화 움직임을 "좋은 일"(a good thing)이라고 말한 데 대해 "그의 수사법이 부드러운 쪽으로 이동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연합훈련 연기를 쌍중단(북한 핵·미사일 개발과 한·미 연합훈련 동시 중단)을 받아들인 것으로 혼동해선 안 된다"고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 글로벌타임스는 5일자 사설에서 남북의 대화 진전에도 북미 관계가 쉽게 바뀌진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한국은 북미의 날카로운 대립으로 인한 고통을 더이상 참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는 북핵 문제를 대화와 협상 위주로 풀도록 한국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매체는 "한국 없인 전쟁이 없고 미국 없인 협상이 없고 북한 없인 비핵화 프로세스가 없다"면서 중러가 제안한 비핵화 해법인 쌍중단을 촉구했다.
남북 대화가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양시위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연구위원은 4일자 글로벌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남북이 판문점 연락 채널을 개통한 것과 관련 "양측의 견해차로 인해 핫라인 대화는 부드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어느 측이 대화를 이끌지와 어떤 의제를 다룰지를 두고 남북이 대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미국이 차후 남북 대화 국면에 어깃장을 놓을 수 있음을 경고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에 강도 높은 압박 정책을 고수할 수 있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도록 한국을 포함 동맹을 압박해 대북 경제 제재를 높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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