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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남북한에 ‘안보 양다리’ 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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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남북한에 ‘안보 양다리’ 걸쳤다

입력
2018.01.04 16:34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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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1 지난해 7월 25일 촬영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내 북한 음식점 평양옥류관 매장 모습. 아랍에미리트는 북한 파견 노동자가 외화벌이를 위해 나선 국가들 가운데 하나였다. 두바이=AP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림1 지난해 7월 25일 촬영된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내 북한 음식점 평양옥류관 매장 모습. 아랍에미리트는 북한 파견 노동자가 외화벌이를 위해 나선 국가들 가운데 하나였다. 두바이=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아랍에미리트(UAE)가 남북한과 같은 시점에 군사협력을 진행, 일종의 ‘안보 양다리’를 걸쳤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1년 ‘아크부대’ 파견 이후 한국과 군사협력 관계를 본격화했지만, 이면에서는 북한의 무기를 매입하고 핵ㆍ미사일 개발에 쓰일 수 있는 외화를 대가로 지불하는 등 북한과의 군사 교류도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미국 의회조사국(CRS)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UAE의 군수업체 ‘알무틀라크’ 기술회사는 북한의 외화벌이 창구 중 하나인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로부터 총 1억달러어치 무기를 매입했다. UAE의 군수업체는 사기업이긴 하지만 사실상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다. 거래 상대인 KOMID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비용을 대는 기업으로 당시에 이미 유엔과 미 재무부의 제재 대상이었다.

이는 2015년 11월 미국 뉴욕타임스가 UAE 외교관의 유출된 이메일을 인용해 공개하면서 처음 알려졌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UAE의 대북 무기거래 사실을 확인한 미 국무부는 유세프 알 오타이바 주미 UAE대사에게 통보했다. 오타이바 대사는 기관총과 소총, 로켓 구매 계획의 철회 혹은 축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7월 오타이바 대사에 전달된 국무부의 기밀문건을 공개한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걸프문제연구소’는 알무틀라크가 북한으로부터 매입한 무기를 내전을 겪고 있는 예멘의 친UAE 세력에 공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외교전문지 더디플로매트에 따르면 UAE는 1989년부터 북한과 무기거래를 이어 왔으며, 미국 제재를 회피하기 위해 북한과의 거래에는 철저히 중간 거래기업을 내세웠다. UAE는 이 연결고리를 이용해 북한의 무기가 이란과 예멘의 후티 반군에 흘러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려 했고 이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중심으로 한 걸프협력기구(GCC) 국가들도 UAE와 북한의 거래 관계를 묵인한 것으로 추정된다

UAE는 지난해 10월 12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됨에 따라 북한과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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