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펀드 판매사 평가서
최하위 5개사 중 4곳 오명
NH투자증권 2년 연속 1위
국내 펀드 판매량의 40% 가량을 차지하며 매년 막대한 수수료 수익을 올리는 시중은행들이 정작 ‘펀드를 제대로 파는지’와 관련된 평가에서는 수년째 최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영리 공익재단인 한국금융투자자보호재단은 4일 NH투자증권, 삼성생명, 하이투자증권, 삼성증권, 신영증권 등을 ‘2017년 펀드 최우수 판매사’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2016년에 이어 2년 연속 종합 순위 1위에 올랐고, 삼성생명은 4년 연속, 신영증권은 3년 연속, 하이투자증권은 2년 연속 상위 5위까지인 ‘최우수 등급’ 평가를 받았다.
이 재단은 2008년부터 일정 기준 이상 펀드판매사를 대상으로 ▦펀드 상담ㆍ판매자 전문성 ▦판매펀드 성과 ▦사후관리 등을 평가해 순위를 발표한다. 이번에는 은행 10개사, 증권회사 17개사, 보험사 1개사 등 총 28개 회사가 평가 대상이었다.
은행권은 최우수 등급인 상위 5개사에 단 하나의 이름도 올리지 못한 반면, 최하위 5개사에는 무려 4곳이나 이름을 올렸다. 우리은행이 가장 낮은 28위를 기록했고, NH농협은행(27), KEB하나은행(25), IBK기업은행(24) 등의 순위도 저조했다. 특히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은행들은 평가 분야 가운데 일반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를 권유하거나 상담할 때 관련 법규를 준수하는지, 펀드 추천 근거를 제대로 설명하는지, 펀드에 기초 전문지식이 있는지 등을 점검하는 영업점 모니터링 평가에서 크게 저조한 평가를 받았다. 이는 시장상황이나 전망에 대한 전문성이 크게 떨어지는데도 펀드를 추천하거나 판매하고 있다는 의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전체 공모펀드 판매잔액(약 190조원) 가운데 약 40%(약 75조원)가 은행을 통해 판매됐다. 신상희 금융투자자보호재단 책임연구원은 “은행들에선 투자자 성향조사를 실시하지 않는 등 금융당국의 판매 가이드라인 위반 사례도 많다”며 “상당수 펀드 투자자들이 은행을 통해 투자하는 만큼 은행들의 개선의지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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