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동부 최초 근대병원
의료문화센터로 재탄생
역사자료ㆍ구급차 전시
전남 순천시는 전남동부지역의 최초 근대병원인 순천 안력산병원 격리병동을 복원했다고 4일 밝혔다. 복원된 병동은 안력산 의료문화센터로 부르기로 했다. 센터에는 의료역사 자료와 최초의 한국형 구급차가 전시됐다.
안력산병원은 의료선교사 알렉산더의 후원으로 1916년 개원했다. 안력산(安力山) 명칭은 알렉산더의 한국식 이름이다. 이번 개관한 의료문화센터는 안력산병원 건물 중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근대 건축물이다.
개원 당시 서울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큰 병원으로 각지에서 수술을 받으러 올 정도로 현대의학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병원은 1941년까지 운영됐으며 이후 매산학교 건물로 사용하다 1991년 화재로 소실돼 부속병동만 남았다.
순천시는 폐가로 방치된 부속병동을 전문가, 주민과 협력해 1년간 공사 끝에 원형 훼손 없이 복원했다. 내부에는 순천을 비롯한 호남, 국내 의료역사 자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과 의료 봉사실, 문화 공간으로 꾸몄다.
센터 앞마당에는 구급차가 전시됐다. 1984년 구급차 없이 병원으로 이송되다 사망한 인휴 선교사 사건을 계기로 그의 아들 인요한(연세대 의대 교수)이 1992년 마련한 최초의 한국형 구급차 제1호와 운반용 구급차에서 응급조치 등 고성능이 구비돼 많은 인명을 살린 제2호가 전시됐다.
조충훈 순천시장은 “100년 전 순천지역에서 현대의료 역사를 열었던 안력산병원이 도시재생의 상징공간이 됐다”며 “의료역사 전파와 함께 시민의 건강을 지켜주는 의료문화센터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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