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 고름 고통 호소에도 치료 외면
“학대 의심 받을 것 같아 병원 안가”
경찰, 친부ㆍ내연녀 학대치사죄 적용
고준희(5)양이 숨지기 전 친아버지에게 무참히 밟혀 걸어 다닐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상처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친부와 내연녀는 준희양이 고통을 호소했지만 이를 외면했다. 경찰은 친부 고모(37)씨와 내연녀 이모(36)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추가 적용할 방침이다.
3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고씨는 “지난해 3월 말 준희가 이씨를 힘들게 해 발목을 세게 밟았다”고 진술했다. 준희양은 상처 난 발목에서 고름이 흐르고 대상포진 증세를 보였지만 이들은 제대로 치료조차 하지 않았다. 이들은 준희양이 숨지기 직전 기어서 생활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돼 고통을 호소했지만 외면했다.
고씨는 경찰에서 “아이가 밥을 먹지 않아서 때렸다”며 “준희의 발목에서 고름이 나오고 수포가 생겼지만 학대 의심을 받을 것 같아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이 준희양의 친모로부터 데려와 양육을 맡은 지난해 1월 29일 이후로 지속해서 때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준희양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고 있어 평소 건강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이후 병원에서 약을 처방 받거나 진료도 받지 못했다. 이들은 병을 앓는 다섯 살 아이를 치료도 하지 않고 폭행까지 한 것이다.
지난달 30일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준희양의 뒤쪽 갈비뼈 3개가 부러졌다는 1차 부검 소견을 받은 상태다. 경찰은 고씨와 이씨가 아이 치료를 방치하고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씨와 이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그 동안 이들의 진술과 정황증거를 종합해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4일 고씨와 내연녀 어머니 김모(62)씨 자택, 군산 내초동 야산에서 현장검증 한 뒤 수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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