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13 지방선거 여론조사 결과
누가 나서도 국민의당에 압승
“총선까지 염두 세대교체 기회로”
새해를 맞아 잇따라 발표된 6ㆍ13 지방선거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은 호남 민심을 확실하게 탈환한 모습이다. 민주당 간판이라면 누가 나서더라도 국민의당 소속 호남 거물 정치인들에게 크게 앞섰다. 반면 녹색돌풍의 근원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국민의당 인사들은 호남 전 지역에서 외면당하며 맥을 못 추는 등 호남 정치 지형이 민주당 쪽으로 기우는 형세다.
신년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전국에 걸쳐 우위를 달렸지만 특히 전통적 텃밭이었던 호남에서의 선전을 크게 반기는 분위기다. 국민의당에 빼앗겼던 호남 민심을 되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다.
3일 공개된 전남지사 판세는 2년 사이 뒤집어진 호남 민심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전남지역 전체 10석의 지역구 가운데 8곳을 국민의당과 보수 야당에 내주는 참패를 당했다. 그런데 중앙일보 전남지사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개호 민주당 의원은 50%에 육박하는 지지도를 얻어 20% 대에 머문 국민의당 박지원, 주승용 의원을 더블스코어 차이로 제쳤다. 심지어 박지원, 주승용 의원은 지난해 11월 한국사회여론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민주당 소속 노관규 전 순천시장에게도 밀리면서 ‘이름 값’을 못했다. 이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은 민주당에서 유일한 전남 지역 출신 의원이고 노관규 전 시장 역시 오래 지역 기반을 닦아오긴 했다. 하지만 호남 대표 정치인으로 불리는 박지원, 주승용 의원에 비하면 인물 경쟁력에서 뒤쳐지는 게 사실인데 민주당 간판을 다니 앞서간 것이다.
광주시장과 전북지사 선거에서도 국민의당은 아예 명함조차 내밀지 못하는 실정이다. 리서치앤리서치가 실시한 광주시장 신년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현역 의원들은 민주당 소속 지역위원장에게도 밀렸다. 광주시장의 경우 1위부터 7위까지 상위권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었다. 구체적으로 이용섭 대통령직속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22.3%), 윤장현 현 광주시장(10.3%), 강기정 전 의원(6.2%), 민형배 광산구청장(5.4%), 이형석 민주당 광주시당 위원장(3.1%), 최영호 남구청장(3.0%),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2.9%) 순이었다. 국민의당 소속 지역구 의원인 김동철, 장병완, 박주선 의원은 그 뒤에 이름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전북지사의 경우도 민주당 소속인 송하진 현 지사 독주체제가 굳어진 지 오래다. 국민의당에서 유성엽, 조배숙, 정동영 의원 등이 지사 후보로 거론되고는 있지만 출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호남 여론은 지난 대선을 분기점으로 민주당으로 확 기울었다. 호남은 대선 당시 문 대통령에게 60% 대의 전략적 투표를 했고, 정권 출범 이후에는 95%라는 압도적 지지가 유지되는 흐름이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보수 성향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며 당 내분사태까지 겹치자 국민의당에 대한 호남 민심은 이미 바닥을 친 상태다.
때문에 민주당에선 이번 지방선거를 차기 총선까지 염두에 둔 호남 정치의 세대교체 기회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당으로 넘어갔던 인물들 다수가 물갈이 대상이 됐던 사람들 아니었냐”며 “국민의당 분당 시 호남 인사들을 도로 받아주기보다 새 인물로 승부를 보자는 원칙론이 당내에서도 더욱 힘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상세한 여론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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