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스노보더 박항승
한국일보 독자 여러분,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스노보드 부문에 출전하는 선수 박항승(31)입니다. 저는 4세 때 교통사고로 오른 팔과 다리를 잃고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지만, 활동적이고 쾌활한 성격이어서 운동을 무척 좋아합니다. 아내의 권유로 7년 전 스노보드 타기에 도전한 후 설원을 가를 때의 짜릿함에 매료돼 평창 패럴림픽 선수로 출전하려 노력했는데 드디어 꿈이 이뤄졌습니다. 현재는 생업인 교사 일을 잠시 접고, 장애인 스노보드 국가대표팀에서 3명의 선수들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스노보드는 다리를 지탱하는 근육과 양팔의 균형감각이 무척 중요한 스포츠입니다. 장애가 있는 선수들은 이 균형감각을 훈련을 통해 기릅니다. 스노보드 부츠를 신고 설원 위를 힘껏 달리다 보면 의족과 맞붙는 환부의 살이 짓물러 노란 고름이 가득 차기 일쑤입니다. 그러나 장애인 선수 중 누구도 이를 불평하지 않습니다. 비장애인 선수들에게는 없는 그저 특별한 과정일 뿐이니까요.
평창올림픽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선수촌은 어느 때보다 설렘이 가득한 모습입니다. 올림픽이 끝나면 오는 3월 9일부터 열흘간 열리는 패럴림픽도 꼭 기억해 주세요. 한 가지 더 당부 드리면 우리를 ‘장애를 극복한 위대한 선수’가 아니라 ‘장애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한계에 도전하는 선수’로 바라봐 주세요. 장애는 극복의 대상이 아니니까요. 다름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