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를 타고 약 3개월 동안 고양이와 함께 대륙을 횡단한 남자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두바이 현지 매체 칼리즈 타임스에 따르면 마틴 클라우케(31) 씨는 독일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지난해 8월 24일부터 고양이 ‘모글리’와 함께 두바이까지 대륙을 횡단했다고 합니다.
민첩한 고양이와 함께 이동장 없이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클라우케 씨와 모글리의 유대감이 그만큼 끈끈하다는 이야기일텐데요. 둘은 독일에서 3,300㎞ 이상 떨어진 아프리카 대륙 모로코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지난해 3월, 오토바이를 타고 모로코를 여행하던 마틴 씨는 길거리에서 어미를 잃고 영양실조에 걸린 모글리를 보았습니다. 모글리는 당시 2개월령으로 굶주림과 추위에 지쳐 있는 상태였다고 하는데요. 클라우케 씨가 모글리를 안아주자 그 자리에서 잠들었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둘의 우정은 시작됐습니다.
클라우케 씨는 더럽고 벼룩 투성이었으며 상처 입은 꼬리가 괴사되어 절단하기까지 한 모글리를 독일로 데려가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아픈 고양이를 길에서 죽도록 외면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모글리는 클라우케 씨 덕분에 살아남았고, 그 이후 클라우케 씨와 함께 여행을 하게 됐습니다.
3개월간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알바니아, 마케도니아, 터키, 이란 등 12개국을 여행하며 대륙을 횡단한 그들은 12월 3일, 마침내 아랍 에미리트 연합(UAE)에 도착했습니다.
클라우케 씨는 2007년 호주와 방콕을 여행하면서 문화적 차이를 느끼며 깊은 감명을 받아 더 많은 세계를 탐험하겠다고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2009년부터 세계 여행을 해오고 있습니다. 2015년 베트남 하노이에서는 처음으로 오토바이를 이용한 여행을 시도했습니다. 끊임없이 변하는 풍경 속에서 산과 열대우림, 모래언덕과 바다가 3,077㎞나 이어지는 대장정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오토바이로 여행하는 것을 즐기게 됐다고 하네요. 클라우케 씨는 “나의 삶은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일하는 것이었다”며 "기억에 남을 일을 하고 싶은 마음에 여행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여든 살이 되어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평생을 일하느라 소비했다고 말하지 않기 위해, 나이 들었을 때,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해두고 싶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클라우케 씨는 여행을 하면서 걱정스러운 점들은 있었다고 했는데요. 우선 모글리가 여행을 하다 자신을 떠나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실제로 모글리는 몇 번이나 실종됐고 그때마다 클라우케 씨는 모글리를 찾기 위해 몇 시간을 헤맸다고 하네요.
그 밖에도 우여곡절은 많았습니다. 고양이와 함께 있다는 이유로 호텔에서 숙박을 거부당했고, 많은 음식점에서 쫓겨나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클라우케 씨는 모글리를 밖에서 기다리게 할 수 없어서 가끔은 몰래 모글리를 숨겨서 들어가기도 했다고 하네요.
결국 모글리는 12개국을 거치는 긴 여행 내내 클라우케 씨와 함께 했고 둘의 강한 유대감은 클라우케 씨를 버티게 해 준 힘이 됐습니다. 클라우케 씨는 다음 여행을 떠나기 위한 돈을 모으기 위해 두바이에서 몇 달간 머무르며 일을 하다가 내년 여름 무렵 또 다시 바이크를 타고 인도를 향해 길을 떠날 계획이라고 합니다. 클라우케 씨와 모글리의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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