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5개 완성차업체의 연간 판매량이 2년 연속 90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내수시장에서는 비교적 선전했지만, 해외에서 중국의 사드보복, 미국의 보호무역 등으로 위축되며 전년보다 6.9% 판매가 감소했다.
2일 업체별 판매실적에 따르면 현대차, 기아차, 한국지엠(GM), 쌍용차, 르노삼성차 등 국내 5개사는 지난해 총 819만6,053대를 팔았다. 2015년 901만대를 판매한 후 2년 연속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내수는 개별소비세 감소로 전년에 비해 9만9,640대(6.2%) 줄어든 148만8,932대를, 해외시장은 65만6,075(8.9%) 판매가 감소하며 664만5,973대에 그쳤다.
업체별로 보면 르노삼성차만이 지난해 유일하게 성장(7.6%↑)했고 나머지는 전년보다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르노삼성차는 내수는 9.5% 줄었지만, SM6(탈리스만) QM6(뉴 꼴레오스) 등의 해외판매가 늘며 역대 최고(17만6,271대)의 수출 실적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총 27만6,808대를 판매했다.
쌍용차는 티볼리 브랜드의 선전과 G4렉스턴의 성공적인 안착으로, 내수에선 2003년(13만1,283대) 이후 최대 실적인 10만6,677대를 기록했다. 반면 수출은 러시아 등 신흥시장의 판매위축으로 전년보다 29.2% 줄어든 3만7,008대에 그쳤다.
한국지엠은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하며 지난해 연간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12.2% 감소한 52만4,547대로 집계됐다. 간판 모델인 스파크와 말리부의 신차효과가 주춤해진 결과로 내수 판매실적은 같은 기간 26.6% 줄었고, 수출도 5.9% 감소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지난해 725만대를 판매하며 2012년(712만대) 이후 최저 성적을 받았다. 현대차 내수(68만8,939대)에선 4.6% 판매가 증가한 반면 해외(381만5,886대)에서 8.2% 감소했다. 기아차는 내수(-2.5%), 해외(-9.0%) 모두 부진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도 미국, 중국 등 주력 해외 시장의 경영환경이 불확실하다고 판단, 판매 목표를 지난해보다 8.4% 낮춘 755만대로 잡았다. 2013년(741만대) 이후 최저 목표치다. 현대차는 올해 내수 목표를 2.6% 높인 반면 해외는 작년보다 9.6% 낮췄다. 기아차도 내수는 1% 늘렸고, 해외는 11% 가량 대폭 하향했다.
현대ㆍ기아차는 올해 12종에 이르는 신차출시 확대와 러시아ㆍ멕시코 등 신흥시장 공략 강화, 친환경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부문 강화, 권역본부의 책임경영체제 강화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내실을 다진다는 복안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양적 성장에서 질적성장으로 전환한다는 의미도 담긴 것”이라며 “위기 극복과 동시에 미래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자동차산업의 혁신을 주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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