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삼성 마키스 커밍스(왼쪽), 천기범(오른쪽)/사진=KBL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이번 주가 중요하다.”
프로농구 이상민(46) 서울 삼성 감독의 표정은 비장했다. 약간의 긴장과 함께 자신감도 읽혔다. 지난 1일 삼성은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창원 LG와 새해 첫 경기를 치렀다. 이날 경기 전 이 감독은 락커룸에서 짧지만 의미가 담긴 말들을 내뱉었다.
이 감독은 “6강 다툼에서 이번 주가 중요한 한 주가 될 것”이라며 “여기서 더 이상 벌어지면 6강 싸움에서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이렇게 말한 뒤 이 감독의 시선은 락커룸 안에 설치된 TV를 향했다. TV에서는 같은 날 2시간 앞서 원주에서 열린 원주 DB(1위)와 전주 KCC(공동 2위)의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었다. 선두 다툼을 벌이는 DB와 KCC의 중계를 보는 이 감독의 눈은 반짝였다.
남자 프로농구가 시즌 후반전인 4라운드에 돌입했다. 이런 상황에서 2018년의 첫 일주일은 삼성에게 매우 중요하다. 현재 14승 16패(46%)로 7위에 머물러 있는 삼성을 비롯해 6~8위 싸움이 펼쳐지는 주간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기마다 1승이 중요한 시점이다. 이 감독은 “LG, 전자랜드와 순위가 붙어있다”며 “LG, 전자랜드와 앞으로 4~5경기가 남아 있는데 다 이겨야 6강을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성은 지난 1일 창원 LG(8위)전을 치렀고 4일 인천 전자랜드(6위)전을 앞두고 있다. 우선 이 감독이 “해볼 만 하다”고 했던 LG전을 81-78로 이긴 게 고무적이다. 2연패 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삼성은 LG(10승19패)와 3.5게임 차로 벌리며 한 숨을 돌렸다.
그 다음 넘어야 할 산은 전자랜드(16승 14패)다. 전날(12월 31일) LG를 2점 차(98-96)로 꺾고 삼성과 승차를 벌린 전자랜드는 최근 매서운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어 쉬운 상대가 아니다.
서울 삼성 이상민 감독/사진=KBL 제공.
그럼에도 삼성의 6강 진입은 희망적이다. 원톱 빅맨 리카르도 라틀리프(29ㆍ199.2cm)가 좌측 치골염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지만 LG전에서 마키스 커밍스(30)가 27점을 뽑아내는 맹활약으로 큰 공백 없이 81-78 승리를 거뒀다. 커밍스는 4쿼터 종료 직전 파울 자유투를 얻어내는 영리한 플레이로 승리를 이끌었다.
커밍스는 지난달 서울 SK전에서 발목을 다쳤지만 무리 없이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커밍스는 “아직 컨디션이 100%는 아니지만 부상당했던 것을 잊고 적극적으로 나만의 플레이를 하려고 했다”며 “라틀리프가 부상을 당한 뒤 역할이 달라졌다. 책임감을 많이 느낀다. 어떻게 해야 팀을 이끌면서 경기에도 이길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야 라틀리프가 복귀를 했을 때 국내 선수들과 외국인 선수들이 바로 호흡을 맞출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를 높인다. 이날 전반에만 10점을 몰아친 이관희(12점) 및 야투 성공률 100%와 함께 개인 첫 두 자릿수(12점) 득점을 뽑아낸 천기범도 돋보였다. 이관희는 “이번 주 경기가 다 중요하다. 감독님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많이 얘기를 안 하셨는데 선수들이 중요하다는 걸 인지하고 경기에 들어가서 승리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했다.
강해진 수비는 이 감독을 흐뭇하게 만드는 또 다른 요소다. 이 감독은 “지난 3라운드 LG전에서는 ‘삼성이 수비로 이긴 것은 처음 봤다’고 할 정도로 잘해줬다”며 이날 경기 후에도 “다들 두루두루 수비를 잘해줬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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