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진은숙(57)이 상임작곡가와 공연기획자문을 겸직해 온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을 떠난다고 2일 직접 밝혔다.
진 작곡가는 이날 서울시향 단원들과 클래식 팬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2006년부터 몸 담았던 시향을 떠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께 제때에 소식을 알려드리고 작별 인사를 하는 것이 예의인 줄은 알지만 여러 가지 사정상 작년 11월 ‘아르스노바’(서울시향의 현대음악 정기공연)와 베를린 필 내한 공연 때 서울을 방문한 것이 마지막이 되어버렸다"고 덧붙였다.
서울시향을 떠난다는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진 작곡가는 그 동안 마스터 클래스를 통해 만나 온 학생들에게도 “지난 수업이 저와 만나는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알리지 못한 게 안타깝다”는 말을 전했다.
진 작곡가는 자택이 있는 독일 베를린을 비롯해 해외에서 창작 활동을 몰두할 계획이다. 그는 “이제부터는 더욱 더 창작활동에 몰두해 좀 더 나은 작품을 쓰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서울시향을 떠남으로써 국내 활동을 접으면 언제 다시 돌아갈지 알 수 없지만 조속한 시일 내에 한국 음악계를 위해 일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1985년 독일 함부르크로 유학을 떠났던 그는 2006년 한국에서 활동하기 전까지 20년 간 해외에서 주로 작품 활동을 해 왔다.
진 작곡가는 클래식계 노벨상으로 불리는 그라베마이어(2004), 아놀드 쇤베르므상(2005), 피에르 대공재단 음악상(2010) 등 최고 권위의 상을 잇달아 수상했다. 지난해 10월 세계적 권위의 핀란드 비후리 시벨리우스 음악상 20번째 수상자로 선정됐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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