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의 군비 경쟁이 2018년에도 거세다. 2030년까지 4척의 항공모함 전단을 운용키로 하는 등 중국의 강군몽’(强軍夢ㆍ강력한 군대에 대한 꿈)이 계속되고, 일본도 적의 방공망을 파괴하는 ‘전자전(戰)’용 공격기 도입으로 평화헌법의 전수방위(專守防衛ㆍ공격 대신 방위만 한다) 원칙을 흔들고 있다.
1일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4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에서 진수한 최초의 국산 항모에 대한 시험 항행을 올해부터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 항모는 옛 소련의 항모 발랴그함을 개수한 중국 최초의 항모(랴오닝함)와 같은 함정이다.
중국의 항모 전력 확충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상하이(上海)에서 건조 중인 항모도 진수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 항모는 최신예 전자식 함재기 사출기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롄의 조선소에서 곧 건조가 시작될 것으로 알려진 세 번째 항모도 핵 추진 방식을 채택할 방침이다. 중국은 총 4척의 항모를 2030년까지 운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 목록에는 훈련용으로 분류된 최초 항모 랴오닝함은 아예 배제되어 있다.
중국 해군은 숙적인 미국 해군을 넘어서기 위해 전 세계 바닷속의 상세 정보를 담은 지도도 만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까지 260척의 전함과 잠수함을 보유, 199척을 가진 미 해군을 압도하기 위해 ‘바닷속 지도’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중국 해군은 미 해군 수준의 수중음파탐지 능력을 갖춰, 잠수함의 어뢰 발사능력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잠수함에 장착된 ‘수중음파탐지기’는 적 함정의 위치를 파악해 공격하도록 해주는 ‘잠수함의 눈’과 같은 존재이지만, 탐지기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선 바다의 수온과 염도 등을 제대로 파악하는 게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신문은 전세계 60여개국으로 인프라 투자와 경제협력을 확대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중국으로서는 미국과 대등한 수준의 해군력을 갖추는 게 급선무인만큼, ‘바닷속 지도’ 개발에 큰 비중이 주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에 맞서 일본은 전자파를 사용해 적의 지휘통신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전자전용 공격기 도입을 검토 중이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일 일본 정부가 미국 보잉사의 EA-18G 그라울러 등을 여러 대 도입키로 하고 올해 말 개정하는 ‘2019~2023년 중기방위력정비계획’에 포함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일본은 전파 정보를 수집하는 측정기와 훈련기는 보유 중이지만 공격기는 갖고 있지 않다. EA-18G는 대량의 전파를 발사하는 장치는 물론 적의 레이더를 파괴할 수 있는 미사일도 장착할 수 있다. 일본의 전자전용 공격기 도입은 중국이 전자전 담당 전략지원본부를 신설하고 전자공격기 배치에 힘을 쏟는 데 따른 대응 측면도 있다. 그러나 전자전용 공격기는 사실상 북한 미사일기지에 대한 공격능력을 갖추게 돼 전수방위 위반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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