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서 저절로 몸 떨리는 쉬버링으로 에너지 사용
10도 이하에 10~15분만 노출돼도 1시간 운동 효과
체중감량법의 기본은 역시 식이요법과 운동뿐
올해도 어김없이 새해다짐을 한다. 새해다짐 1순위는 역시 다이어트다. 다이어트 전문가들은 “겨울에는 날이 춥고 체온이 떨어져 기초대사량이 높아져 새해 목표를 다이어트로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추운 곳에 가면 몸이 저절로 떨리는 ‘쉬버링(shivering)’이 극대화되면서 체내 에너지를 더 많이 사용하면서 겨울철 기초대사량이 여름보다 10% 정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15도 이하의 기온에 10~15분 노출되는 것만으로 1시간 정도 운동한 것과 같은 다이어트 효과가 있다는 호주 시드니대 연구결과도 있다.
하루 900㎉ 줄이면 한 달 3.5㎏ 감량
19세 이상 성인 비만(체질량지수(BMI) 25 이상)은 줄어들기는커녕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4년 37.8%였던 비만 남성 비율은 지난해 42.3%가 됐고, 여성도 같은 기간 23.3%에서 26.4%로 늘어났다(질병관리본부).
이처럼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체중 유지 열량보다 적게 섭취하는 게 가장 큰 원칙이다. 하지만 무조건 저칼로리 식단을 짜기보다 평소보다 적게, 그러나 영양은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한다.
이론적으로 매끼 식사에서 150㎉를 줄이면 1.7㎏, 200㎉를 줄이면 2.3㎏, 300㎉를 줄이면 한 달에 3.5㎏의 체중을 감량할 수 있다. 이지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속적으로 식사량을 조절할 수 있다면 아침과 점심 식사는 균형 있게 섭취하고 저녁은 생략하거나 우유 1잔, 삶은 달걀 흰자와 채소를 섭취하는 정도가 좋다”고 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식사량을 줄여야 한다는 스트레스 때문에 오히려 폭식 욕구를 느끼게 된다. 또 실제로 달달한 탄수화물은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이 증가해 식욕을 늘리고 지방을 축척한다. 따라서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스트레스 조절이 반드시 필요하다.
갑자기 식욕이 늘어난다면 슬로 푸드(slow food)로 빈 속을 달래거나 80~90% 함량의 카카오를 먹는 것 등이 도움될 수 있다. 좋아하는 취미생활이나 운동 등으로 주위를 환기시키는 것도 좋다. 여성은 생리 전후 폭식하면 생리통과 생리전증후군(PMS)을 악화시킬 수 있다.
술자리에서는 소주 한 잔(45mL, 63㎉), 맥주 한 잔(500mL, 185㎉), 와인 한 잔(120mL, 84㎉)의 칼로리를 생각하며 먹는 게 좋다. 술과 함께 먹은 다른 음식은 모두 복부 내장 지방으로 축적되기 때문이다. 장재영 순천향대 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술은 알코올 도수가 높을수록 칼로리도 높아지는 편”이라고 했다.
피할 수 없는 술자리라면 술자리를 하기 전에 단백질 위주의 가벼운 식사를 한다. 술자리에서 곁들이는 안주는 채소나 소량의 과일이 적당하다. 또 물을 많이 마시고 대화를 되도록 많이 해 칼로리를 소모하는 게 좋다. 실제로 회식자리만 줄여도 한 달 2~3㎏정도 감량할 수 있다.
“다이어트 보조제, 근본 치료법 아냐”
하루 2~3L의 물을 마시는 것도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 물은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하고 지방을 분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산음료, 이온음료, 채소나 과일 주스 등은 오히려 정제된 탄수화물의 공급원으로 체중이 늘어날 수 있고 혈당이나 지질 등 대사지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순수한 물로 마셔야 한다.
꾸준히 운동해 에너지 대사율을 높이는 것은 체중감량과 더불어 감량된 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하루 열량 섭취를 300㎉씩 줄이는 한편 200~300㎉를 더 소모하도록 운동량을 늘이면 한 달에 2.3㎏정도 체중을 줄일 수 있다.
체지방 감량과 함께 근육량을 늘려야 기초대사량이 증가하고 원하는 목표까지 체중을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운동도 40분 이상 중강도 이상으로 꾸준히 해야 한다.
여러 가지 근력운동을 조합해 짧은 휴식과 함께 반복하는 서킷 운동은 근력 유지와 함께 체지방 분해 효과를 극대화한다. 운동이 습관화되면 운동을 하지 않는 휴식기에도 다른 사람보다 기초대사율이 높기 때문에 한두 끼 포식을 하더라도 살이 쉽게 찌지 않고 날씬한 체형을 유지할 수 있다.
정휘수 동국대 경주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한국보건정보통계학회지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2015년 질병관리본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중 최근 1년간 몸무게를 줄이려고 노력한 1,687명을 분석한 결과, 걷기ㆍ등산 같은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이 살을 뺄 확률은 36%나 높았다”고 밝혔다. 황희진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다만, 고령이나 만성질환자 등 추운 날씨에 급격히 건강이 나빠질 수 있는 사람은 겨울에도 따뜻한 실내 운동을 하는 게 좋다”고 했다.
최근 출시되고 있는 다양한 다이어트 보조제는 대사를 높이거나 지방 흡수를 줄이는 데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이 교수는 “다이어트 보조제는 체중 감량을 위한 근본 치료법은 아니며 비만치료제 정도의 효능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식이 및 운동, 스트레스 줄이기, 금주 등의 생활습관 교정 후에도 식욕 및 체중조절이 잘 안 된다면 전문의 상담 후 필요하면 약물 처방을 받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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