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경포119안전센터 차고ㆍ도로
해돋이 관광객 불법주차로 막혀
제천참사 이후에도 안전불감증 여전
무술년(戊戌年) 첫 해돋이를 보러 온 관광객들의 불법주차로 강릉시 경포 119안전센터와 인근 도로가 마비돼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불법주차로 소방차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제천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참사 이후에도 안전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쯤 강릉소방서 경포119안전센터 앞이 불법주차로 완전히 마비됐다. 해돋이를 보러 온 차량 10여대가 소방차 차고 앞과 도로에 줄이어 주차한 것. 때문에 이날 새벽 경포해수욕장에 지원을 나갔던 경포119안전센터 소속 펌프차와 구급차가 30여분간 차고로 들어가지 못했다.
특히 소방안전센터 차고와 도로가 불법주차로 막혀 있어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펌프차 1대 출동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소방관계자는 “해돋이 행사 지원을 마치고 복귀해보니 소방서 앞이 시민들의 차로 꽉 막혀있었다”며 “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걸어 차량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현행 도로교통법에선 소방차 등 긴급 차량의 통행에 지장을 줄 경우 20만원 이하의 과태료과 부과된다. 이날 경포119안전센터는 새해 첫날 외지 관광객들에 의해 발생한 일인 만큼, 과태료 부과 없이 계도 및 주의조치를 했다. 최진근 경포119안전센터 팀장은 “출동 차량에 의해 불법 주ㆍ정차된 차량에 손상을 입히더라도 소방관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경포119안전센터 상황이 알려지며 “차량들을 모두 견인하라” “제천참사에도 달라진 게 없다” 등 실종된 양심을 비난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1일 발생한 충북 제천 화재 참사 당시에도 출동한 소방차들이 불법주차 차량에 막혀 현장 접근과 구조에 어려움을 겪었다. 위급한 상황 발생시 불법주차 차량들에 대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청와대 청원까지 올라올 정도로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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