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통공사(서울지하철 1~8호선 운영) 노사가 소속 무기계약직 전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세밑인 31일 극적 합의했다. 시 산하 투자출연기관 무기계약직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서울교통공사가 정규직 전환의 첫 물꼬를 트면서, 지지부진했던 나머지 기관의 정규직 전환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이날 노사 합의에 따라 승강장 안전문, 전동차 검수원, 지하철 보안관 등 무기계약직 1,288명이 3월 1일부터 정규직으로 일괄 전환된다고 밝혔다. 정규직과 유사한 업무는 기존 직군으로 편입하고, 그 밖의 업무는 별도 직군과 직렬을 신설해 정원 내 통합한다. 예를 들어 구의역 사고 뒤에 외주업체 소속에서 직접 고용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승강장 안전문 보수원은 직종을 신설하고, 전동차 검수원은 동일 유사 직무인 차량직으로 통합된다. 임금과 복지후생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핵심 쟁점인 전환 시기와 전환 방식에서도 합의를 이끌어냈다. 일괄 전환하되 3년 이상 근무한 무기계약직은 7급으로, 3년 미만 직원은 한시적으로 ‘7급 보’의 직위를 주기로 했다. 대신 근무기간 3년이 지날 시 다음달 1일자로 7급으로 임용하기로 합의를 했다.
서울교통공사 노사는 지난해 9월 노사 회의체를 구성한 이후 노사간 이견으로 수 차례 결렬이 반복되는 우여곡절 겪은 끝에 이번 최종 합의를 이끌어냈다.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공정 경쟁을 통한 정규직 전환’ 요구와 ‘차별 없는 일괄 정규직 전환’ 요구가 맞서면서 노노 갈등까지 불거지기도 했다.
김태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이번 합의는 노사 및 노노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조직구성원 간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성숙한 노사문화를 이루어냈다는데 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지하철노조는 “지하철과 같이 시민 안전에 직결되는 생명, 안전 업무에 무분별한 외주화와 비정규직을 양산해온 적폐를 청산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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