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제천 노블휘트니스 화재사건 희생자 유족들이 화재 진압 당시 소방당국의 무전 교신 내용을 조사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천 화재 유가족대책본부는 31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화재 당시 소방당국의 무전 내용을 토대로 초기 대응 경위를 철저히 밝혀달라고 소방합동조사단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대책본부 관계자는 “처음에 제천소방서는 무전 내용이 없다고 하더니 30일 소방합동조사단과 함께 한 간담회에서는 ‘장비에 이상이 없으면 (있을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며 “말을 바꾸는 소방당국에 유족들의 불신감이 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이 당시 무전교신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화재 당시 소방당국의 늑장 대응 의혹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방당국은 7분만에 화재 현장에 도착하고도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2층 여성사우나에는 40분 이상 지나 진입해 초기 대응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유족들은 “소방서측은 소방인력과 장비가 부족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하지만, 대응이 미흡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며 “당시 소방당국의 현장 지휘 내용을 정확히 조사해 부실 대응을 밝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변수남 소방합동조사단장은 “당시 충북도소방본부장과 제천소방서장이 무전으로 진압ㆍ구조를 지시하고 현장을 통제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며 “존재한다면 곧 바로 유족들에게 내용을 알리고 철저하게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충북소방본부에 따르면 화재 당일 첫 신고 8분 뒤인 오후 4시 11분쯤 제천소방서장이 현장에 도착해 진화ㆍ구조 작업을 지휘하다 50분부터는 충북도소방본부장이 출동해 화재대응 단계를 2단계로 올리고 현장을 총 지휘했다. 이번 제천 화재처럼 대형 피해가 우려되는 경우는 대응2단계로 격상돼 도소방본부장이 직접 현장을 지휘해야 한다.
한편, 유족들은 오는 3일 오전 11시 경찰과 함께 화재가 난 건물 현장을 찾아가 직접 확인할 예정이다.
제천=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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