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으로 써도 좋다…왜 그렇게 연결짓나"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이달 초 아랍에미리트(UAE) 방문과 관련, 정치권 안팎에서 갖가지 의혹이 쏟아지고 있는 데 대해 "대변인 최초 브리핑 외 이상ㆍ이하도 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박 대변인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임 실장의 특사방문은 문재인 대통령을 대신해 중동지역 평화유지 활동과 재외국민 보호활동을 진행 중인 현장을 점검하고 우리 장병들을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고 설명한 바 있다.
박 대변인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임 실장이 최태원 SK회장을 만난 것은 맞지만 UAE와 상관이 없는데 왜 그렇게 연결을 시키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통상 청와대 관계자들의 발언은 '예민한 언급'이 다수인 만큼 청와대와 언론 간 상호양해로 익명으로 갈음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박 대변인은 "청와대 대변인 입장으로, 실명으로 써도 좋다"며 강하게 발언했다.
청와대는 전날(29일) 밤부터 다소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이날 있던 임 실장에 관한 KBS 보도 중 일부를 인정하면서다. 청와대는 그 전날인 28일 비슷한 기조로 보도된 KBS 보도에 대해서는 단호히 부인했던 터였다. 박 대변인의 일축은 '청와대는 숨기는 것이 없다'는 강한 주장으로 읽힌다.
KBS는 29일 임 실장이 UAE로 간 이유에 대해 '우리 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해 UAE에 간 것'이라는 보도를 했다. 임 실장이 UAE로 가기 전 최 회장과 만남을 가졌는데 최 회장이 SK계열사 중 UAE와의 10조원 규모 계약이 백지화될 위기에 처했다면서 도움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와 관련 당일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임 실장이 최 회장을 청와대 외부에서 만난 것은 사실이나, 두 사람의 만남과 임 실장의 UAE 방문은 별개임을 알려드린다"고 말했다. 두 인사 간 만남은 사실이지만 UAE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는 뜻이다.
KBS의 그 전날(28일) 보도는 문 대통령이 최 회장의 요청으로 청와대에서 최 회장을 독대했으며 도움 요청을 받았다는 보도였다. 윤 수석은 이에 대해 "독대한 사실이 없다"며 보도 정정을 요청했는데, 29일 보도와 비교해보면 만남의 주체가 바뀌긴 했지만 청와대와 최 회장의 접촉이 있었다는 것 자체는 사실로 밝혀진 셈이다.
박 대변인은 이에 대해 "한편에선 우리를 보고 '친(親)노동정권'이라고 하는데 (임 실장이 최 회장과 만난 것은 청와대가) 기업들을 만나 어려움을 듣는 모습으로만 봐주면 안되는 것이냐"며 "(우리가 UAE와 연관이 있는 게 아니라고 하는데도 왜 자꾸) UAE와 연결짓는 것이냐"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뉴스1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