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카불 폭탄테러 41명 사망
IS, 선전매체 통해 배후 자처
이슬람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미국의 느슨한 총기규제 관련 법규를 적극 활용한 미국 내 테러 공격을 선동하고 나섰다. 해외 주둔 미군이 대대적인 군사작전을 통해 이라크와 시리아의 IS 점거지역 95% 이상을 탈환하긴 했지만, 일반인의 총기 소지를 쉽게 허용하는 미국법의 허점이 결국 ‘IS의 미 본토 공격’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미국 내 총기 참사가 끊이지 않는데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강력한 총기 규제에 대해선 여전히 미온적 움직임만 보이는 상황이다.
27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IS 선전부서가 제작한 한 동영상에서 뉴욕 악센트를 쓰고 외다리인 IS 조직원은 “미국에선 소총이나 권총을 쉽게 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활용하라”고 말했다. 이어 “무슬림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도록, 이슬람을 향한 증오를 계속 드러내도록 이교도들(미국인)에게 총알을 뿌려라”라고 촉구했다. 무장 이슬람단체의 활동을 추적하는 ‘SITE 인텔리전스 그룹’이 이날 공개한 이 동영상에 등장하는 그는 ‘아부 살리 알 아리키’라는 가명을 썼고, 전투복 차림에 권총을 차고 있었다.
IS 조직원은 또, “칼로 이교도들을 참수해 이슬람교도의 피가 결코 값싼 게 아니라는 점을 알게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로마(가톨릭)의 개”라고 부르면서 “당신은 십자군의 언어로 백악관에 들어간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WP는 이 동영상이 언제, 어디에서 촬영됐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IS 추종자들이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무기를 얻게 될 가능성이 커 대테러부서의 근심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퇴임한 니콜라스 라스무센 국가대테러센터장은 “미국에선 극단주의자들이 치명적 무기에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데 그래선 안 된다”며 허술한 총기규제법이 대량 살상을 낳는 공격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는 노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IS는 최근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 격퇴에 힘을 쏟는 사이 아프간 동부를 중심으로 다시 세(勢)를 불리고 있다. IS는 지난 25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국가안보국(NDS) 겨냥 자폭 테러(7명 사망)를 자행한 데 이어, 28일도 카불 서부의 시아파 종교문화시설 ‘타비안 사회문화 센터’에서 최소 41명을 숨지게 한 연쇄 폭발에 대해 배후를 자처했다. 이에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아프간 전쟁의 복잡한 상황이 IS에 대한 ‘방어선’을 얇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