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음악만 듣고 동영상 안봐”
검찰, 선장ㆍ갑판원 구속기소
인천 영흥도 앞바다에서 낚싯배를 들이받아 15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급유선 선장이 사고 당시 휴대폰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틀어놓은 채 배의 키를 잡은 사실이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인천지검 해양ㆍ경제범죄 전담부(부장 이주형)는 업무상과실치사ㆍ상 및 업무상과실선박전복 혐의로 급유선 명진15호 선장 전모(38)씨와 갑판원 김모(46)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동서 사이인 이들은 지난 3일 오전 6시 2분쯤 인천 영흥도 진두항 남서쪽 1.25㎞ 해상에서 낚싯배 선창1호를 들이 받아 이 배에 타고 있던 선원과 낚시객 22명 중 15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사고 전 선창1호를 발견했으나 충돌을 피하기 위한 감속이나 항로 변경 등을 하지 않았다. 김씨는 해사안전법에 따른 안전관리매뉴얼상 ‘야간 항해 당직 시 1인 당직을 금지한다’는 규칙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휴대폰에 남아있는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전씨가 사고 당일 오전 5시 7분부터 사고 직전인 오전 6시 2분까지 조타 중에 휴대폰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재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전씨는 검찰 조사에서 “음악을 듣기 위해 재생했을 뿐 동영상을 보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당직근무시간인 사고 당일 오전 4시 40분부터 오전 5시 30분까지 40분간 선원실에서 휴식을 취하느라 조타실을 비운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김씨는 낚싯배와 충돌하기 4분 전쯤 물을 마시기 위해 식당으로 내려가 잠시 조타실을 비웠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선창1호 선장 오모(70ㆍ사망)씨도 협수로에서 급유선에 접근해 통항을 방해하고 충돌을 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를 확인했으나 오씨가 사고로 사망해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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