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휴일·교대근무시 해당
주60시간 초과 근무땐 당연
입증 책임도 근로복지공단에
내년부터 12주 동안 평균 주 52시간 이하를 일했더라도 휴일근무와 교대근무를 했다면 뇌경색 등 뇌심혈관계 질환을 얻었을 때 산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또 60시간 초과 근무로 뇌심혈관계 질환을 얻었을 경우 사실상 100% 산재가 인정된다. 근로시간이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들 중 2위에 달할 만큼 과로가 만연한 사회에서 인정기준을 확대하는 것이다.
28일 고용노동부는 ‘만성과로 산재 인정기준’을 29일 공고하고 내년 1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과로를 업무상 질병으로 판단하는 기준을 발병 전 12주 동안 1주 평균 근로시간이 ▦60시간 초과 ▦52시간 초과+피로가중요인 1가지 ▦52시간 이하+피로가중요인 2가지 등 3단계로 세분화한 게 골자다.
피로를 가중하는 업무는 ▦근무일정 예측 곤란 업무 ▦교대제 업무 ▦휴일 업무 ▦유해한 작업 환경 노출 업무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 ▦시차가 큰 출장 업무 ▦정신적 긴장 수반 업무 등이다. 또한 야간근무(오후 10시∼오전 6시)는 신체적ㆍ정신적 부담이 큰 점을 고려해 업무시간 산출 시 30%의 가중치를 두기로 했다.
현행 만성과로의 업무상 질병 인정기준은 1주 평균 60시간을 초과하면 업무와 발병 간 관련성이 강하다고 규정하고, 60시간을 초과하지 않아도 야간ㆍ교대 근무 등의 경우는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고 있다. 개정된 기준에 따르면 직전 12주 평균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 시 산재로 당연 인정하게 되며, 산재로 인정하지 않으려면 근로복지공단이 산재가 업무와 무관했음을 입증해야만 한다. 현재는 60시간 초과라도 당연인정이 아니라서, 근로자들이 입증 책임을 지게 돼 논란이 많았다. 이에 따라 산재 승인률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60시간 이하 과로 사건은 현행대로 근로자에게 입증책임이 있다.
이 밖에 현행 과로 인정기준에서 재해자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고혈압, 당뇨, 흡연 등 기초질환 발병 여부를 반영했는데 ‘건강상태 고려’ 문구를 삭제했다. 앞으로는 발병 상병과 연관된 기존 질환 여부만 고려하게 된다. ‘업무 강도ㆍ책임 등 업무환경 비교 시 동종 노동자와 비교한다’는 문구도 삭제했다. 최근 법원이 재해자의 개별 상황과 여건에 비추어 판단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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