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KBO 총재로 선출된 정운찬(70) 전 국무총리가 내년 1월 3일 취임식 후 곧바로 공식 업무를 시작하는 가운데 그의 보수가 얼마나 될 지 관심이 모아진다.
야구규약 12조 임원의 직무 및 보수 항목에 따르면 임원의 보수와 퇴직금은 총회가 정한 별도의 임원 임금 지급규정에 따른다고 돼 있다. 마지막으로 보수를 받은 KBO 총재는 2006년 1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15∼16대 총재를 지낸 신상우 전 총재였다. 후임 유영구 전 총재와 최근까지 6년 4개월간 KBO를 이끈 구본능 전 총재는 무보수로 일했다.
일단 정 신임 총재의 보수는 9년 전 신 전 총재가 받은 금액이 기준이 된다. 당시 신 전 총재는 약 2억 원의 연봉과 업무추진비 성격의 판공비로 1억 원 등 약 3억 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면 정 신임 총재의 보수는 이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정 신임 총재는 최근 한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역대 KBO 총재는 무보수 명예직이 많았는데 난 일한 만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관중 수나 마케팅 성과에 따라 연말에 인센티브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BO리그의 질적, 양적 성장을 이끈 뒤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정 신임 총재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 커미셔너의 처우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커미셔너 권한 대행을 거쳐 1998년 제9대 MLB 커미셔너에 올라 2015년 1월까지 17년간 장기 집권한 버드 셀리그 전 커미셔너는 빅리그의 비약적인 발전을 이끈 공로로 엄청난 보수를 받았다. 연봉과 수당 등을 합쳐 퇴임 무렵 받은 돈이 한 해 2,200만 달러(약 235억9,060만원)로 웬만한 특급 스타에 못지않았다. 포스트시즌 확대와 내셔널리그ㆍ아메리칸리그 상시 교류전 도입,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출범, 균형 발전을 위한 구단 간 수익 재분배 등이 셀리그 전 커미셔너의 업적이다. 통합 마케팅으로 탄탄한 수익구조를 쌓은 MLB는 셀리그 전 커미셔너 재임 기간 400%나 팽창했다. 셀리그의 뒤를 이어 2015년 제10대 MLB 커미셔너로 취임한 롭 만프레드 의 연봉은 2,000만 달러(214억4,80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주로 관료 출신인 일본야구기구(NPB) 커미셔너의 연봉은 2,400만 엔(2억2,735만 원) 정도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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