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튼 특사, 수치와의 이달 4일 면담 결과 사무총장에 보고
“폭행 부인 미얀마군 자체조사, 강압적 분위기서 이뤄져”
노벨평화상까지 받은 미얀마의 최고 실권자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유엔특사를 만난 자리에서 로힝야족 여성들이 자국 군경에 의해 강간당했다는 보고서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피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불교도 중심의 미얀마 사회에서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은 국민 지위를 인정받지 못한 채 차별과 박해를 받아왔다. 특히 지난 8월 미얀마 라카인주의 로힝야족 반군단체가 경찰초소 30여 곳을 습격하자 미얀마군은 본격적인 ’인종청소’에 나서 적어도 6,700명이 숨졌다. 또 65만5,000명 이상의 로힝야족이 인근 방글라데시 난민 캠프로 몸을 피했고, 로힝야족 여성과 소녀들이 군경과 불교도 민병대에 의해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성폭행당했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프라밀라 패튼 유엔 사무총장 성폭력 분쟁 특사는 이 문제를 제기하려고 이달 중순 4일간의 일정으로 미얀마를 방문해 수치 자문역을 만났다. 패튼 특사는 약 45분간 진행된 회동은 화기애애했지만, 조금도 실질적이지 않았다고 지난주 안토니오 구테레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고했다. 이 자리에서 수치 자문역은 성폭행 문제를 직접 논의하는 대신 “미얀마 고위 관리들과 많은 좋은 회동을 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패튼 특사는 “수치 자문역은 군과 정부 관료들에게서 잔혹행위에 대한 보고서가 국제사회에 의해 과장되고 조작됐다는 말을 들었으며 방글라데시로 피한 로힝야족은 테러 집단에 가입하고 처벌을 피해 달아났다는 믿음을 표출했다”고 밝혔다.
패튼 특사는 또 어떤 잘못도 저지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는 미얀마군의 자체 조사는 무장한 군인이 카메라 앞에서 단체로 신문하는 등 전혀 불만을 제기할 수 없는 강압적인 환경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시민 800명 이상이 신문에 응했지만, 아무도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한 군경의 성폭행과 다른 폭행을 진술하지 못했다고 패튼 특사는 지적했다.
패튼 특사는 또 방글라데시 난민캠프에 있는 로힝야족을 미얀마로 송환하는 계획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미얀마와 방글라데시는 신속한 로힝야족 송환에 합의해 내년 1월 말부터 본격 송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로힝야족은 시민권과 안전 보장이 있을 때까지 돌아가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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