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업인력공단도 비슷한 내용 노사 합의
국민연금공단 노사가 청년 채용 확대를 위해 임금 양보와 근로시간 단축이라는 결단을 내렸다. 공단은 이렇게 마련한 재원으로 내년 상반기에 50명을 추가로 채용할 예정이다. 청년 세대를 위해 기성 세대가 기득권을 일부 내려놓는 대승적 양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임금 양보 등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에 전 직원이 참여하는 것은 공공기관 중 처음이며 민간에서도 드문 일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역시 이날 비슷한 내용의 노사 합의를 이루면서 이 같은 일자리 나누기가 공공기관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국민연금공단은 노사가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7년 임금ㆍ단체협약’(임단협)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노사 협약에 따르면 공단의 1급(실장급ㆍ72명)과 2급(부장급ㆍ250명) 직원 전원은 재원 마련을 위해 올해부터 무기한 연봉을 1인당 평균 50만원씩 덜 받기로 했다. 또 3급(차장급) 이하 직원 4,736명은 내년부터 월 초과 근무를 1시간 줄여 재원 마련에 동참한다. 3급 기준으로 현재 월간 초과 근무시간이 12시간에서 11시간으로 줄어들게 되는데 1인당 연 평균 32만5,000원 정도 급여 감소 효과가 생긴다. 공단은 “월 1시간 축소는 영구적인 변화로 직원 입장에서는 그만큼 총 수입이 감소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1, 2급의 임금 양보로 인한 1억6,000만원과 3급 이하의 초과 근무 축소에 따른 15억4,000만원을 합해 연간 17억원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이 돈을 활용해 당초 채용 계획 인원보다 50명을 더 채용하겠다는 것이 공단의 계획이다.
최경진 공단 노조위원장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에 전 직원이 참여를 결정하기까지 상당한 진통을 겪었지만 사회적 문제 해결을 우리 노조가 선도한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김성주 공단 이사장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일자리 나누기라는 사회적 가치 실현에 전 직원이 동참해 준 것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한국산업인력공단도 이날 시간외 근로 단축을 통한 신규채용 확대 내용 등을 담은 노사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산업인력공단은 전 직원의 연간 초과 근로시간을 10시간 줄여 마련한 재원으로 5명을 더 채용할 방침이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정준호 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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