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홍보 분야 1호 박사인 응우옌 티 탄 후엔(44) 하노이 베트남국립대 교수는 “한-베 양국 관계 증진을 위해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베트남 국민의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라며 “이 작업에 한국 거주 베트남 유학생, 근로자들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에 대해 베트남인들이 갖고 있는 나쁜 이미지를 한국 내 베트남 사람들의 도움으로 희석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1995년 한국 정부 장학생으로 선발돼 서강대에서 2010년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한-베 양국 관계 증진을 위해 많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양국 수교 25주년(지난 22일)을 맞아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가 이달 초 공동 진행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베트남 국민 인식 조사’(본보 21일자 보도)에 자문역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한국의 이미지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홍보(Public Relations)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게 국가 이미지 구축 분야다. 어떤 이미지를 쌓느냐에 따라 상호 이해와 협력의 수준이 달라진다. 많은 지도자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다. 개발도상에 있는 베트남을 위해서, 또 한국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연구 필요성을 느꼈다.”
-수교 전 참전 문제보다, 수교 후의 일로 한국 이미지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은 여전히 전쟁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라를 재건하기 위해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베트남 국민은 과거에 매달리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베트남에서는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가 더 많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라도 부정적인 요소들을 찾아낼 필요가 있다.”
-한국 홍보에 새롭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것들은.
“과학, 기술, 교육, 건강관리, 스포츠 등에 강점이 있는 한국이지만 이 사실을 알고 있는 베트남인들은 많지 않다. 향후 이런 분야에서 한국의 강점을 보다 적극적으로 알리고 활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지 개선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
“모든 것은 상대적이다. 베트남인들은 근면하다는 평가를 받지만 한국인과 비교하면 그렇지 못하다. 시간에 둔감하고 원칙도 없다고 한다.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농경문화에 기인한다. 많은 베트남 사람이 한국과 문화적으로 유사성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적지 않는 사람들은 이질적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들까지 고려해야 한다.”
-한국에 대한 베트남 언론의 보도 태도는 공정한가.
“국민이 한국을 제대로 이해하도록 객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좋은 소식뿐만 아니라 세월호 사건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같은 나쁜 소식들도 가감 없이 전달했다.”
-한국의 이미지 개선에 좋은 방법이 있을까.
“한국 유학 시절 블로그에 일상에 대한 이야기를 올렸다. 내가 하는 공부, 다양한 경험을 공유했다. 슬프고 행복한 이야기들이 섞여 있었지만 글을 보는 모든 이에게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인상을 줬다. 한국에 있는 베트남 유학생, 근로자들이 이런 운동에 선뜻 나설 것이라고 생각한다. 페이스북 같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발달한 요즘 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향후 희망 연구 분야는.
“한국은 여러 면에서 베트남의 좋은 모델이 된다. 여기서 교훈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더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베트남 언론의 보도 형태와 함께 그에 따라 베트남 국민의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어떻게 자리를 잡는지 연구하고자 한다. 더 많은 한국의 연구자들과 공동 연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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