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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朴과 추가 독대 없었다, 기억 못한다면 내가 치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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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朴과 추가 독대 없었다, 기억 못한다면 내가 치매”

입력
2017.12.27 17:1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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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1심처럼 징역 12년 구형

“사회공헌활동 주장은 모독”

내년 2월5일 항소심 선고공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7일 오전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의 뇌물공여 혐의 관련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도착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27일 오전 삼성그룹 전·현직 임직원들의 뇌물공여 혐의 관련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도착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류효진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신의 항소심 마지막 재판에서 최근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제기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추가 독대’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이 독대 시기에 대해 과거 검찰ㆍ특검 조사 때마다 진술내용이 바뀌는 모습을 보였다며, 1심 때와 같이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정형식)는 27일 이 부회장 등 전ㆍ현직 삼성 임원들의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이날 피고인 신문에선 지금까지 알려진 3차례 면담 외에 2014년 9월 12일 박 전 대통령과 청와대 안가에서 한 차례 더 단독면담을 했는지 여부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1심 때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이 부회장이 같은 해 9월 15일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1차 면담을 하며 승마 지원 관련 논의를 했다고 주장해 왔고, 이 부회장 측은 5분간 만남에서 부정한 청탁이 오갈 수 있겠냐고 맞섰다. 그런데 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이 지난 18일 이 부회장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2014년 9월 12일 이 부회장이 청와대 안가에 왔고, 서로 인사한 뒤 이 부회장 연락처가 적힌 명함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 부회장은 “(그런 사실이 있는데도) 기억을 못한다면 제가 치매”라며 강력 부인했다. 그는 “분명히 말하면 제가 안가에 가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2015년 7월과 2016년 2월 두 번 뿐”이라며 “안가에서 안 전 비서관을 만난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검은 “이 부회장은 과거 검찰 조사에선 2015년 7월 박 전 대통령과 최초로 독대했다고 진술했다가 이후 특검 조사에서 진술을 변경하는 모습을 보였다”라며 이 부회장이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에 참석한 박영수 특검은 “최씨에게 고가의 말을 사주고 미르ㆍK스포츠 재단에 거액의 계열사 자금을 불법 지원한 것을 사회공헌 활동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회공헌에 대한 모독”이라며 이 부회장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부회장, 장충기ㆍ박상진 전 사장에 대해 각 징역 10년을, 황성수 전 전무에 대해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어진 최후 진술에서 이 부회장은 “제가 왜 뇌물까지 줘가며 승계를 위한 청탁을 하겠나,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모든 일이 독대에서 시작됐다. 원해서 간 게 아니라 오라고 해서 간 것뿐이지만 제가 할 일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고 울먹였다. 항소심 선고 공판은 내년 2월 5일에 열린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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