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 관장 인건비 착복
유물구입비 부풀린 의혹
郡, 민간위탁 계약 해지
전북 진안군이‘애물단지’로 전락한 가위박물관 운영을 내년 1월부터 민간위탁에서 직영체제로 전환한다고 27일 밝혔다. 운영협약을 위반한 세계가위문화연구소장의 인건비는 회수하기로 했다. 군은 그 동안 박물관을 둘러싸고 인건비 착복, 유물 구입비 부풀리기 등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이 같은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최근 가위박물관 관장을 맡아 비상근으로 있으면서 인건비를 챙긴 세계가위문화연구소 이모 소장이 위탁운영협약을 위반했다며 계약을 해지했다. 이 관장이 6개월 동안 받은 인건비는 2,100만원이다. 군은 지난 20일 공문을 발송했으며 소명이 없으면 29일 인건비 회수 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마이산 북부에 개관한 가위박물관은 리모델링 12억원, 전시물(유물ㆍ복재유물) 구입비 5억원 등 총 17억원이 투입됐다. 군은 세계가위문화연구소와 2018년 11월 2일까지 위탁계약을 맺었으며 현재까지 운영비로 총 1억5,000만원을 지원했다.
최근 가위박물관의 전시물 구입과정과 비상근 관장의 인건비 지급에 잡음이 일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고 전북도는 감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군은 자체 조사를 벌여 비상근인 이 관장이 6개월 동안 운영비에서 인건비를 받아간 사실을 확인했다.
세계가위문화연구소를 통해 구입한 전시물의 가격이 부풀려졌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박물관에 전시된 세계 희귀 가위 1,561점 가운데 군이 세계가위문화연구소를 거쳐 구입한 유물은 113점으로 총 4억4,000만원이 지급됐다.
진안군 내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지역의 관광 명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대대적으로 홍보한 가위박물관이 예산 낭비뿐 아니라 비리의혹이 끊이지 않는 등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며 전북도에 주민감사를 청구했다.
이항로 진안군수는 “사법당국과 전북도 감사 결과 유물 구입 과정에서 가격이 부풀려진 문제가 있다면 환수 조치하겠다”며 “업무추진 상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관계 공무원에게도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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