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 혐의 조양호 이사장ㆍ최 총장
검찰 “관여 증거 없어” 혐의 없음 처분
한진해운 회사채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대학에 130억원대 손실을 입힌 최순자(64) 인하대 총장이 직위 해제됐다.
인하대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투자 손실과 관련해 교육부가 중징계를 요구한 최 총장을 직위 해제했다고 27일 밝혔다. 정석인하학원은 전날 최 총장 징계 수위를 정하기 위해 징계위원회를 열었으나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최 총장 징계위는 다음달 다시 열린다.
인하대는 2012년 7월과 2015년 6, 7월 대학발전기금으로 사들인 130억원 상당 한진해운 회사채를 올 2월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허공으로 날렸다.
회사채를 사들이는 시점에 한진해운은 약 2조5,000억원의 누적 당기순손실(2011~2014년)을 기록 중이었다. 매출액도 2012년부터 꾸준히 감소했다. 2015년 한진해운 투자적격 신용등급은 부적격 바로 직전 등급인 BBB-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한진그룹이 대학에 압력을 행사해 회사 사정이 좋지 않은 한진해운 회사채를 사게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육부는 인하대 투자 손실과 관련해 지난 7월부터 두달간 실태조사를 벌인 뒤 최 총장 등 책임자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하고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도 의뢰했다. 앞서 4월 인천평화복지연대도 조양호(68) 정석인하학원 이사장(한진해운 회장)과 최 총장 등을 배임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한편 검찰은 이날 피고발된 최 총장과 조 이사장, 인하대 전ㆍ현직 사무처장 3명을 ‘혐의 없음’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 총장 등이 기금운용위원회 사전 의결 없이 재정상황이 열악한 한진해운 회사채를 매입해 대학에 손실을 끼친 혐의(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에 대해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조 이사장은 대학이 회사채를 매입하는 과정에 관여했다는 증거가 혐의 없음 처분됐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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