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소민은 작품 복이 많았다. 데뷔 이후 크고 작은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역할의 크기가 무슨 상관이겠냐 싶지만 적어도 신예에게 얼굴을 알릴 좋은 기회라는 건 부정할 수 없다.
그렇게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 정소민은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통해 집 없는 고단한 청춘의 단면을 보여줬다. 담담하면서도 차분한 그의 모습은 오늘을 사는 청춘들의 공감을 얻었다.
Q. '이번 생은 처음이라'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윤지호 캐릭터 역시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저 개인적으로는 부족함이 많았던 것 같아요. 각자 자기 위치에서 열심히 해줬고, 제가 가진 부족한 점을 따뜻한 에너지로 채워주셨어요. 한 분 한 분의 시너지가 엄청났던 것 같아요. 많은 사람이 공감하는 소재였고 저 역시 공감을 했죠. 그게 대본의 힘인 것 같아요. 경제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청춘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을 법한 미래에 대한 고민들이 많이 다뤄져서 저 역시 위로받으며 촬영했어요."
Q. 특히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면.
"지호가 남들이 보기에는 미련할 수도 있지만 묵묵히 자기 꿈을 쫓아가잖아요. 단지 그 일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꿈을 택하는 친구예요. 그게 참 공감이 많이 갔어요. 저 역시 지호처럼 아버지 반대를 무릅쓰고 무용을 포기하고 연기과에 입시 지원을 몰래 했었거든요. 그때 생각도 나고 공감이 많이 됐죠."
Q. 윤지호라는 인물의 어떤 점이 매력적이었나.
"저와는 또 다른 면이 있어서 배우고 싶은 점이 있었어요. 부당한 상황을 겪거나 상처를 받았을 때 감정을 참았다가 폭발시키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표현하더라고요. 용기 있는 사람 같아요. 또 시작이 잘못됐다는 걸 인지한 순간에 보통 사람들은 대충 마무리 지으려 하는데 지호는 답답하게 보여도 다시 첫 단추까지 모두 풀어버리잖아요. 독특하더라고요."
Q. 배우로서 어떤 부당한 상황을 겪고 참았던 적이 있나. 사실 그동안 연이어 주연을 했고, 크게 그런 부분이 없을 줄 알았다.
"주연을 맡았던 것과는 별개의 문제 같아요. 누구나 살면서 타인으로 인해 상처를 받잖아요.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게 돼요. 위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어떤 말로 인해 상처받고 또 바로 그걸 폭발시키면 사실 결과는 안 좋잖아요. 하지만 지호라는 캐릭터는 그렇지 않더라고요."
Q. 배우라는 직업인으로 캐릭터에 불안한 위치에 공감한 건지.
"대사 중에 터널을 걸으면서 꿈을 먹고 살겠다는 게 이렇게 깜깜한 줄 몰랐다는 말이 있어요. 저 역시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데뷔 때부터 줄곧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같은 노력을 해왔어요. 그 당시에는 하는 노력이 바로 결과물로 나오지 않더라고요. 제가 쌓아온 능력치가 없기 때문에 불안함이 컸던 것 같아요.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상상하는 시기였고, 5년 전에 했던 노력이 지금의 능력치가 된 건 아닐까 싶어요."
Q. 무용이 아닌 연기를 택한 이유가 있는지.
"무용은 무대에서 춤으로 표현하는 예술인데 누군가 제게 연기를 배우면 표현력에 도움이 많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한 번 배워보자 싶었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마음이 뜨거워지더라고요. 그래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해봐야겠다고 생각했죠."
Q. 한예종 연기과 시험도 몰래 봤다고.
"엄마는 시험 보는 걸 알고 있었어요. 아버지는 몰랐죠. 제가 한예종 무용과 시험을 보는 줄 알고 심지어 데려다 주셨어요.(웃음) 떨어지면 끝까지 말 안 하려고 했는데 다행히 합격했죠. 지나고 나니까 좋아하시더라고요."
Q. 연기와 무용을 병행해보고 싶은 생각은 없나.
"작품 안에서 무용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하지만 무용과 연기를 함께 하기보다는 연기에 좀 더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Q. '아버지와 이상해', '마음의 소리' 등 KBS에서 좋은 작품을 많이 보여줬다. 상 욕심은 없는지.
"작품이 잘 나왔으면 좋겠다는 욕심은 있어도 상 욕심은 없는 편이에요. 지난번에 '연예대상'에서 베스트 커플상을 받았는데 이번에도 받아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하지만 이준씨가 군대에 있어서.(웃음) 그래도 베스트커플상은 한 번 더 받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어요."
명희숙 기자 aud6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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