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소(현 포스코) 설립 기틀을 마련, 한국 제조업 발전에 기여한 김재관 초대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이 별세했다. 향년 84세.
독일 뮌헨공대에서 기계공학 석ㆍ박사 학위를 받은 고인은 1964년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선진국 산업시설을 둘러보기 위해 서독(독일)을 방문했을 당시 한 조찬모임에서 ‘한국 철강공업 발전 제안서’를 전달했다. 이 일을 계기로 한국과학기술연구소(KISTㆍ현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설립 과정에서 국내로 초청된 그는 조강 100만톤 규모 일관제철소인 포스코 건설계획 설계에 참여했다. ‘중공업 발전의 기반’ ‘4대핵공장건설계획’ 등 그가 진행한 연구는 국내 과학기술과 중화학공업의 발전 기반이 됐다.
고인은 미국 바텔기념연구소ㆍ국방과학연구소를 거쳐 1973년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초대 차관보로 자리를 옮겼고, 조선과 자동차 등 제조업 기틀을 다졌다. 이후 한국표준연구소를 설립, 초대ㆍ2대 소장으로 재직하며 국가측정표준을 확립했다. 헌법 제127조 제2항 ‘국가는 국가표준제도를 확립한다’는 조항을 통해 1999년 ‘국가표준기본법’을 공포하는 데도 기여했다.
유족은 부인 양혜숙(한국공연예술원 이사장)씨와 원준(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 선영(인천가톨릭대 환경디자인학과 교수) 선우(KAIST 인문사회과학부 대우교수)씨 등 1남2녀. 빈소는 서울대병원, 발인은 28일 오전 8시, 장지는 경기 화성시 안성동 선영이다. (02)2072-2011.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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