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면 내달 캐나다에서 열리는 관련국 외교장관 회의에 더해 국방장관 회의를 향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교도(共同)통신은 틸러슨 장관이 이같은 뜻을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장관에게 전했다고 26일 보도했다. 통신은 미일 관계 소식통을 인용, 틸러슨 장관이 지난 15일 뉴욕에서 열린 고노 장관과의 회담 당시 이런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틸러슨은 지난 19일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에 반대하는 국제사회 연대를 보여주기 위한 외교장관 회의를 내년 1월 16일 캐나다 측과 밴쿠버에서 개최키로 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했거나 유엔군을 도운 국가들이 초청대상이며, 한국과 일본도 참석할 것으로 보도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틸러슨 장관은 외교장관회의가 세계 각국이 한반도 정세에 책임을 지고 있음을 확인하는 목적도 있다며 외교장관 회의 후에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을 계속하면 “국방장관 회의를 개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가 군사적 대응을 연상시키는 국방장관 회의도 시야에 두는 것은 대북포위망을 철저히 구축해 핵개발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여주려는 것”으로 관측했다.
그러면서도 틸러슨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행동이 갈수록 예측할 수 없게 된 만큼 서로의 생각을 잘못 읽지 않도록 대화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은 대화의 문을 계속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틸러슨 장관은 내달 외교장관 회의에 국제원자력기구(IAEA)를 초청하겠다는 생각도 밝혔으며, 이는 북한이 핵 포기를 향한 협상에 응할 경우 IAEA에 의한 검증 재개의 가능성을 보여줘 외교적 해결의 자세를 분명히 하려는 목적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