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 수도 반대 결의안에
유엔이 미국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에 대해 반대하는 결의안을 통과(21일)시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이 유엔 분담금을 대폭 삭감하기로 해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분풀이 행보가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총회는 전날 2018~2019년도 예산으로 전년보다 2억 달러 가량 줄어 든 53억9,600만 달러를 책정했다. 니키 헤일리 주 유엔 미 대사는 성명에서 “미국은 유엔 예산 2억8,500만(약 3,073억원) 달러를 삭감했다”고 밝히며 “더는 미국인의 관대함을 이용하도록 그냥 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미국의 결정에 반대한 국가들에 앙갚음하려는 취지로 미국의 분담금을 축소한다는 뜻을 숨기지 않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월 첫 유엔 총회 연설에서 유엔을 비판하는 등 미국의 분담금 축소의 당위성을 강조해왔다. 최근 유엔 총회의 예루살렘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는 “우리나라로부터 돈을 가져가는 나라들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우리에 맞서 표를 행사하고 유엔 총회에서도 그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유엔에 대한 분풀이식 대응이 미국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스튜어트 패트릭 미 외교협회 연구원은 “국제기구를 거래의 방식으로만 다룰 수 없다”고 NYT에 밝혔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