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청장에 전화해 출입 요구
경찰과 실랑이… 사진 촬영까지
권 의원 “개인용무 아닌 의원활동”
충북 제천시 지역구 국회의원이 29명 희생자를 낸 노블 휘트니스 스파 화재참사 현장에 현장감식 중에 들어가 사진 촬영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해당 의원은 “의정 활동의 일환으로 당시 문제가 될 건 없었다”고 강변했다.
2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권석창 자유한국당 의원은 24일 오후 3시쯤 화재 현장에 들어가 약 20~30분 동안 현장을 둘러봤다. 앞서 권 의원은 현장에 들어가려다 경찰과 소방대원들에 제지 당했고, 이에 “나 국회의원인데 왜 출입을 막냐”며 언성을 높인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 보좌관과 경찰 사이에 실랑이도 벌어졌다. 권 의원은 그 자리에서 남택화 충북경찰청장에게 전화해 출입을 요구했고, 결국 국과수가 제공한 흰색 옷을 입고 감식반과 함께 한다는 조건으로 현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권 의원은 화재현장 일부를 휴대폰으로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현장은 경찰과 소방당국이 화재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있던 중으로 외부인 출입을 일체 통제하고 있었다. 현장 훼손을 막고, 증거를 보존하기 위한 조치로, 권 의원이 현장을 찾은 시각에도 국과수 현장 감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때문에 유족 대표 일부만이 23일 오전 합동감식을 참관했을 뿐, 유족 상당수도 현장에 들어가 보지 못했다. 경찰은 합동감식 당시 유족들 요청에도 사진 촬영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출신 표창원 민주당 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에 “국회의원은 법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다”라며 “현장 감식이 진행 중인데 통제구역 안에 강제 진입해 사진까지 찍다니”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권 의원은 “개인적 용무도, 특권도 아닌 의원 활동의 일환으로 시민과 유족의 알 권리를 위해 들어가봐야 한다고 했다”며 “경찰 안내를 받아 들어갔고 사진도 2층 여탕 등 허락하는 것만 찍었다”고 해명했다.
제천=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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