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동반 강세장 덕에
지수연동 인덱스 평균 28% 수익률
올해 투자금 3조원 가까이 순유입
지수 오를 때 최고 2배 성과 내는
‘레버리지펀드’ 수익률 두드러져
“내년 주가 더 상승… 전망 밝아”
직장인 이모(33)씨는 지난 7월 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인덱스펀드’(이하 레버리지펀드)에 여윳돈 1,000만원을 투자했다. 정부가 유망 중소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한다는 소식을 듣고 중소기업이 주로 상장돼 있는 코스닥 지수가 상승 흐름을 탈 것으로 본 것. 예상은 적중했다. 코스닥이 10년 만에 800선을 터치하는 등 고공행진하며 이 펀드는 6개월 만에 30%대의 수익을 냈다.
올해 펀드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펀드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인덱스펀드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기업들의 호실적과 맞물려 치솟으며 이들 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인덱스펀드도 눈부신 성과를 거뒀다. 특히 강세장이 이어지며 지수가 오르면 지수 상승률의 1.5~2배 수익이 나도록 설계된 레버리지 인덱스펀드는 더욱 도드라진 수익률을 냈다. 내년에도 코스피와 코스닥의 추가 상승을 점치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인덱스펀드의 인기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대세는 인덱스펀드
25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21일까지 국내 인덱스펀드엔 총 2조8,979억원의 투자금이 순유입됐다. 국내ㆍ외 펀드를 통틀어 순유입 투자금 규모가 가장 컸다. 같은 기간 액티브주식형 펀드에선 6조1,305억원의 자금이 순유출됐다.
액티브펀드는 펀드매니저가 더 높은 수익을 내기 위해 직접 펀드에 담을 종목을 고르는 식으로 운영되는 펀드를 일컫는다. 반면 인덱스펀드는 이름 그대로 하나의 인덱스(Indexㆍ지수)를 선정해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을 올릴 수 있도록 설계된다.
주요 주식형펀드 중에서도 인덱스펀드 수익률이 가장 높았다. 연초 이후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연 21.96%다. 인덱스펀드의 같은 기간 수익률도 연 28.26%로 국내채권형(1.07%), 해외주식형(25.73%), 국내혼합형(주식+채권 5.56%), 국내 부동산펀드(-13.45%) 등을 크게 앞질렀다.
인덱스펀드 중 가장 대표적 상품은 삼성전자와 같은 우량 기업이 속한 코스피200 지수를 따르는 상품이다. 그 중에서도 최근 1년 수익률은 대신코피스200인덱스펀드가 연 25.6%로 가장 높았다
시장 조사 등에 시간을 쏟을 여유가 없는 투자자라면 인덱스펀드가 훌륭한 대안일 수 있다. 삼성전자처럼 지수의 흐름을 잘 반영할 수 있는 대표 기업에 고루 투자해 투자 위험을 낮추면서 안정적 수익을 낼 수 있다. 무엇보다 시장을 조사하고 주식을 발굴할 수 있는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낮은 수수료다. 지수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구조여서 펀드매니저에게 돌아가는 운용 수수료가 거의 들지 않기 때문이다.
수익률 1위는 레버리지펀드…ETF도 매력
올해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인덱스펀드의 한 종류인 레버리지펀드였다. 레버리지펀드는 인덱스펀드의 업그레이드형으로 주가 지수를 추종하는 형식은 인덱스펀드와 같지만 지렛대를 의미하는 ‘레버리지’처럼 지수가 오르면 지수 상승률보다 더 큰 수익이 나도록 설계된다. 강세장에 베팅하는 상품인데, 하락장에선 그만큼 손실폭도 더 커진다. 레버리지 펀드 중에선 삼성코스닥150 1.5배 레버리지 펀드가 연 68.2%(최근 1년)로 가장 눈에 띄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올해 펀드시장에선 ‘상장지수펀드(ETF)’의 약진도 눈에 띈다. ETF는 특정지수를 따라 수익이 발생하는 인덱스펀드와 실시간 거래가 가능한 주식의 장점을 합친 혼합형 상품이라고 보면 된다. 펀드 상품이지만 주식형 펀드에 비해 비용이 훨씬 저렴한 데다 일반 주식처럼 즉시 사고 팔 수 있어 환금성도 뛰어난 게 장점이다. 연초이후 ETF의 수익률은 연 23.49%에 달한다. 국내 ETF 중에선 ‘미래에셋TIGER200IT레버리지ETF’가 연초 이후 108.91% 수익률을 기록해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코스피200에 속한 종목 중 17개 정보ㆍ기술 종목만 따로 분류한 ‘코스피200 정보기술지수’를 기초지수로 삼는 상품으로, 상품명의 ‘레버리지’는 기초지수 변동률의 2배 수익이 나도록 투자금을 운용한다는 의미다.
인덱스펀드 인기 내년에도 계속
전문가들은 인덱스펀드의 내년 전망도 밝게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내년 코스피 상단을 2,900, JP모건은 2,800선을 예상하고 있다. 국내 증권사 중에선 삼성증권이 가장 높은 3,100선까지 치솟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정부가 연기금의 코스닥 투자 확대 및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조만간 내놓을 예정인 만큼 코스닥의 추가 상승 여지가 충분하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다만 증시가 향후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인덱스펀드 투자 땐 분산투자로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내년 액티브펀드의 부활을 점치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 등의 기대감으로 내년엔 증시 주도주가 중소형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 때문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위원은 “내년엔 정보기술(IT) 경기 둔화 등으로 중소형주의 상대 성과가 더 좋아질 확률이 크다”며 “중소형주, 배당주의 약진은 액티브펀드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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