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건물주ㆍ관리과장 체포
제천 화재 참사 사흘이 지났지만 화재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1층 천장에 있는 배관에 열선 작업을 하다 화재가 났다는 사건 초반 추측과 달리, 건물 관리자들은 얼음 제거 작업을 한 뒤 현장을 빠져 나왔다고 경찰 조사 등에서 일관되게 진술하면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해당 건물 관리부장 김모(66)씨는 24일 기자와 만나 “사건 당일 관리과장이 누수 배관에 생긴 얼음을 손으로 떼는 작업을 했을 뿐이고, 열선 작업은 없었다”고 했다. 배관 누수는 그간 지속적으로 진행돼 왔으며, 동절기라 새는 물이 결빙돼 생긴 고드름이 주차돼 있는 차에 떨어질까 봐 자발적으로 뗀 것이라고 김씨는 전했다. 전날 만난 관리과장 김모(51)씨 가족도 “(김 과장이) 얼음 제거 후 건물 지하 대기실에서 관리부장과 최근 있었던 감봉 처분에 대해 얘기를 나누다가 ‘어디서 탄 내가 난다’고 해 지상으로 올라갔는데 화재를 목격했다”고 했다.
사건 수사 중인 충북 제천경찰서 관계자 역시 “열선 작업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관리과장 김씨가 이날 누수로 인한 얼음 제거 작업을 했다는 주장은 목격자 조사 결과 사실인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발화 당시 두 사람이 현장에 없었던 점도 목격자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확인된 부분”이라며 화재 당시 현장에서 달아났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로 건물주 이모(53)씨와 관리과장 김씨를 이날 밤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열선으로 인한 화재는 아니라 하더라도 두 사람이 안전관리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가 확인됐다”라며 “강원 춘천시 소재 소방안전업체 J사가 지난달 말 해당 건물에 대한 안전점검을 소홀히 실시했는지 여부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제천=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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