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의원 등 추모 메시지 쇄도
인류 최초로 생명줄 없이 우주 유영에 성공했던 미국인 브루스 매캔들리스가 별세했다. 향년 80세.
23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매캔들리스가 이틀 전 캘리포니아주에서 숨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우주왕복선 챌린저호의 우주비행사였던 매캔들리스는 1984년 2월 7일 질소추진 제트엔진으로 작동되는 유인이동장치(MMU)를 이용해 유영에 성공한 최초의 인물이다. 그는 당시 약 1시간30분간 97m를 이동한 뒤 챌린저호에 귀환했다. 하얀 우주복을 입은 채 파란 지구를 배경으로 우주 한가운데 떠있는 매캔들리스를 포착한 사진은 새로운 우주 시대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기록됐다.
매캔들리스는 미 해군 출신으로 29세인 1966년 NASA에 들어가 24년간 우주비행사로 활약했다. 그는 1969년 닐 암스트롱이 인류 최초로 달을 밟은 순간 지상 관제센터 연락원으로 암스트롱과 대화를 주고받기도 했다. 당시 암스트롱에게 “아주 많은 이들이 당신과 함께 가길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던 매캔들리스는 15년이 흐른 뒤 이 우주유영으로 자신만의 족적을 남겼다. 그는 유영 중 ‘내겐 작은 한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라는 암스트롱의 말을 이어받아 “닐(암스트롱)에게는 작은 걸음이었을지 모르지만 나에겐 엄청나게 큰 도약이다”라는 소감을 남겼다. 매캔들리스는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미션에 대해 “넘칠 만큼 훈련을 받아왔고 어서 우주에 나가 날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기 때문에 (유영 당시) 매우 편안했다”고 회고했다.
매캔들리스의 사망 소식에 추모 메시지도 쏟아졌다. 매캔들리스와 미 해군사관학교 동기인 존 매케인(애리조나) 공화당 상원의원은 성명을 통해 “우주에서 자유롭게 솟구치는 매캔들리스의 사진은 미국인에게 인간의 잠재력에 한계가 없다는 믿음을 줬다”며 애도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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