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 전 26호 태풍 ‘카이탁’ 때도 54명 숨져
연이은 두 차례 수마로 희생자 300명 웃돌 듯
필리핀 남부 지역을 제27호 태풍 ‘덴빈(TEMBIN)’이 덮쳐 23일 현재까지 최소 133명이 사망했다. 실종자도 100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지난 16일 중동부 지역을 강타한 제26호 태풍 ‘카이탁’으로 54명이 숨졌음을 감안하면, 불과 1주일 새 필리핀에서 두 차례의 수마(水魔)로 목숨을 잃은 사망자 수는 최종적으로 300명을 웃돌게 될 전망이다.
이날 APㆍ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필리핀 민디나오 섬에 상륙한 덴빈은 강풍과 폭우를 쏟아내며 곳곳에서 산사태와 홍수를 일으켰다. 상륙 당시 덴빈의 순간 최고풍속은 시속 125㎞로 측정됐다. 섬 중앙부 라나오델노르테 주 투보드 지역 오지에선 대규모 산사태로 인해 아예 한 마을이 통째로 사라지는 참사가 빚어지기도 했다. 이 지역의 한 경찰관은 AFP통신에 “강물 수위가 상승하는 바람에 대부분의 집이 떠밀려 내려갔다”며 “지금은 몇몇 콘크리트집 뼈대만 남아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웃 라나오델수르 주를 비롯, 인근의 다른 3개 주에서도 갑작스런 홍수와 산사태 등이 잇따라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필리핀 경찰은 이번 태풍에 따라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133명에 달한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아직 피해현황 집계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인명피해 규모는 향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재난당국은 덴빈으로 인해 1만5,000명 이상의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현재 열대성 저가압 수준으로 세력이 약화한 덴빈은 시속 20㎞ 속도로 서쪽을 향해 이동하고 있으며, 25일쯤 필리핀을 완전히 빠져나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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