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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대출금리 더 오를라… ‘2%대 예금’ 안 반가운 대출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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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 대출금리 더 오를라… ‘2%대 예금’ 안 반가운 대출자들

입력
2017.12.2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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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 금리에도 2% 시대가 열렸다.”

이 얘길 듣고 반가우신 가요. 아니면 착잡하신 가요.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린 뒤 시중은행들이 경쟁하듯 일제히 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장기간 연 1% 중후반이 고작이던 주요 시중은행들의 예ㆍ적금 금리가 최대 0.3%포인트 올라가면서 2%를 웃돌게 됐습니다. 여기에 월급통장 신청, 자사 카드 사용 등 각종 우대 조건들을 합치면 최고 금리는 연 3%를 넘기도 합니다. 장기간 초저금리가 지속된 탓에 울상 짓던 안정추구형 ‘저금족’들, 목돈이 없어 부동산 투자 근처엔 갈 수 없는 서민들에겐 반가운 소식입니다.

하지만 예ㆍ적금 금리 인상이 모두에게 반가운 소식은 아닙니다. 대출자들, 특히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변동금리형 대출자들에겐 씁쓸한 뉴스일 수 있습니다.

왜냐구요?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크게 고정형과 변동형으로 나뉩니다. 고정형은 5년물 금융채 금리를 기준으로 책정(5년 고정ㆍ이후 변동금리)됩니다.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렸다고 인위적으로 같은 인상폭을 더하는 것이 아니란 뜻입니다. 금융채 반영 방식이 최근 이틀치 평균(하나), 3일치 평균(신한, 농협 등) 등으로 차이는 있지만 시장금리가 반영된다는 것이 공통적입니다. 이런 성격 때문에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결과 기준금리 인상 자체보다는 채권시장의 심리가 더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인상 신호를 보냈던 10월 말 금융채 금리가 급등하고 덩달아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심리적 저항선인 5%를 뚫었던 것도, 지난달 말 막상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올라가자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반대로 금융채 금리가 하락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지요.

실제 지난 10월 30일 KB국민(3.73~4.93%), 신한(3.67~4.78%), 우리(3.62~4.62%), KEB하나(3.938~5.158%), NH농협은행(3.75~4.89%) 대출상품들은 전주보다 고정금리가 0.313~0.32%포인트 오르면서 금리가 가장 많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기준금리가 오르고 20일이 지난 현재는 국민(3.58~4.78%), 신한(3.55~4.66%), 우리(3.50~4.50%), 하나(3.637~4.637%), 농협은행(3.63~4.77%) 등 모든 시중은행의 고정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아졌습니다.

하지만 변동형은 사정이 다릅니다. 변동금리의 대부분은 코픽스(COFIX)와 연동돼 책정됩니다. 코픽스는 은행연합회가 매달 15일 공시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인데요,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기업, SC제일, 씨티 등 총 8개 은행들의 자금조달 관련 정보를 기초로 해서 산출됩니다.

지수 산출 대상이 되는 상품에는 고정금리와 마찬가지로 금융채도 있지만, 이 외에도 정기예금과 적금, 주택부금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고객한테 줄 예금 이자와 그 관리 비용 등을 반영하는 것인데요. 이자를 높일수록 조달비용도 커지는 구조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금리 인상기라 예금금리도 오를 것이고, 이에 영향 받는 코픽스도 같이 올라갈 것”이라며 “특히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은행들이 새로 예ㆍ적금을 팔거나 은행채를 발행할 때 금리를 얼마나 줬는지에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습니다. 시중 채권금리가 안정세라고 하더라도 은행들이 예ㆍ적금 금리를 올리는 한 변동금리도 오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이 때문에 일부 변동금리형 대출자들 사이에서는 “여윳돈이 없어 저금도 못하는 상황인데 차라리 예금 금리를 안 올리는 대신 대출금리가 제자리였으면 좋겠다”는 푸념도 나옵니다. 적금 금리가 오른다는데도 마냥 좋아할 수 없는 게 대출자들의 현 상황인 셈입니다. 강아름 기자 saram@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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