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상위권 사립대에 재학 중인 A(24)씨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서 이상한 초대장을 받았다. ‘SKY(서울대ㆍ연세대ㆍ고려대)+유학생 출신들을 위한 연말 특집 파티’(사진)란 제목으로 전해진 이 초대장엔 참가자 대학 등 예약자들의 신상정보들이 포함됐다. 이 모임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비공개 페이스북에선 회원 가입비를 계좌이체 할 경우엔 3만원, 모임 당일 장소에서 현장 결제시엔 7만7,000원으로 소개됐다. A씨는 “‘사교 모임’이란 명목이긴 하지만 노골적으로 학벌주의를 드러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학생들이 비용까지 지불하면서 이런 모임을 왜 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특정 상위 젊은 층의 사교모임이 위화감 조성 비난과 함께 눈총을 받고 있다. 주최자는 베일에 쌓여 있는 데다, 비용 부담도 적지 않지만 이 사교 모임의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실제 약 5년 전부터 형성된 이 모임의 회원 수는 이미 1만명 이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22일 페이스북 등에 따르면 최근 특정 대학 출신의 이용자들에게 배포된 이 초대장엔 모임 예정일과 참석자들의 출신 성분을 암시하는 의미의 ‘SKY+ISA(유학생)+IVY(미국 동부 명문대) 리그’가 적혀 있다. 이 초대장의 정확한 배포 경위가 확인되진 않았지만 지인을 통하거나 페이스북에서 특정 대학을 입력하면 검색되는 이용자들에게 전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우선 비용 부담에서 나온다. 가입비는 기본이고 이 모임이 주로 열리는 서울 강남 지역의 클럽 입장료와 테이블 사용료 등 술값을 포함한 비용은 추가로 내야 한다. 이 모임의 회원인 B(24)씨는 “이 모임에 참석하려면 가입비 이외에도 별도 비용을 준비해야 된다”며 “모임이 열리는 클럽 위치와 규모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비용이 더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귀띔했다.
폐쇄적인 모임 참석 절차 또한 허술하다. 이 모임에 참석하기 위해선 먼저 정체 불명의 주최자에게 키와 몸무게, 학교, 직장 등의 개인정보 및 자기소개를 이메일로 보낸 다음 회신을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허위 정보가 담긴 이메일을 이 모임 주최자에게 보내자, 특별한 검증 과정 없이 예약자 신청 처리 완료 답변이 돌아왔다. 위조된 신분으로 이 모임에 참석할 수도 있단 얘기다.
이 모임 주최자에 대한 의혹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 동안 수십 명에서 수 백명이 참석해 왔던 것으로 알려진 연말 이 모임의 경우, 클럽 대여가 사실상 어려운 금요일에 서울 강남에서 주로 가졌다.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 관계자는 "강남에서 대목인 금요일에 클럽을 빌렸다는 건, 모르긴 해도 주최자가 클럽 사장하고 테이블 이용료나 입장료의 일부를 나누는 방식의 계약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결국 이 모임 주최자는 가입비와 더불어 클럽 현장 이용 비용의 일부까지 챙겼을 공산이 높다는 설명이다.
지난 2014년 이 모임에 참가했다는 C(24)씨는 “불분명하게 영어 이름만 사용하는 모임 주최자의 신원이 이상했다”며 “상류층에 소속되고 싶은 사람들의 심리를 악용해 돈을 벌려는 목적이 있는 것 같았다” 고 말했다. 유지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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