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관리 기준을 어긴 수액세트ㆍ주사기 제조업체 9곳이 당국에 적발됐다. 지난 16일 이대목동병원에서 일어난 신생아 4명의 사망 사건도 수액 내용물이나 수액세트가 유력한 세균 감염 경로로 지목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9월26일부터 12월 14일까지 주사기나 수액세트를 제조ㆍ수입하는 업체 77곳을 특별 점검한 결과 품질관리기준 등을 위반한 업체 9곳을 적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점검은 지난 9월 이대목동병원에 납품된 수액세트 점적통에서 날벌레가 발견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수액세트는 수액이 담긴 주머니(링거)와 팔에 꽂는 바늘을 연결하는 링거 줄, 수액 양을 조절하는 점적통으로 이뤄진 세트이다.
협성메디칼은 직원들이‘ 클린룸’ 전용 신발을 착용한 채 화장실을 드나드는 등 품질 관리기준을 위반해 품목 제조정지 3개월 처분을 받았다. 클린룸은 외부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하는 차압 장치와 공기 중 세균ㆍ먼지 저감 장치 등이 설치된 청정 구역으로 수액세트나 주사기 등 멸균제품을 만드는 업체는 의무적으로 갖춰야 한다.
씨피엘은 클린룸 이외 장소에서 주사기와 수액세트 등을 제조했고, 공조기도 가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품목 제조 정지 1개월 등 행정 처분을 받았다. 성원메디컬의 필리핀 위탁 제조소인 ‘메딕프로 코퍼레이션’은 클린룸 내 비상문 잠금 장치와 에어샤워부스 개폐 장치가 고장 나는 등 작업 환경이 미흡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대목동병원에서 9월에 문제가 됐던 수액 세트는 이 업체가 성원메디칼에 납품한 제품이었다.
유통업체에 이미 납품된 주사기, 수액세트 총 59종에 대한 수거 검사 결과 수액세트 2개 제품, 주사기 1개 제품이 각각 유속(流速), 눈금 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업체에 품목 제조정지 등 행정 처분이 내려졌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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