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래구 온천3동에서 길고양이 학대를 위해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못 박힌 스티로폼(발포 폴리스티렌)이 발견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 스티로폼이 평소 길고양이들의 서식지에 놓여 있었던 데다 고양이들의 눈을 피하려는 듯, 낙엽으로 덮여있었다는 점에서 고의적인 게 아니냐는 비난도 쇄도하고 있다.
이 사건은 평소 이곳에서 고양이 밥을 주던 20대 여성 A씨가 SNS에 소개하면서 빠르게 퍼졌다. 지난 11일 A씨는 온천3동 주변 길고양이 집 주변에서 수상한 스티로폼을 발견했다. 가로 약 50㎝, 세로 약 30㎝ 크기의 하얀 스티로폼에는 균일하게 녹슨 못이 박혀있었다. A씨는 사진을 찍어 15일 동물 보호 관련 인스타그램 계정에 해당 사건을 제보했다. 사진과 함께 A씨는 “겨울 집이 있던 자리에 못 박힌 스티로폼을 두고 낙엽으로 위장을 해뒀다”며 “신고를 하고 싶지만 이걸 둔 사람이 더 나쁜 짓을 할까 두려운 마음도 든다”고 전했다.
사진을 접한 캣맘(고양이 밥을 주는 사람)들은 분노했고 부산 길고양이 보호연대에 도움을 요청했다. 부산 길고양이 보호연대 측은 동래구청에 방문해 해당 사안에 대해 논의 한 후 길고양이 보호 관련 현수막 설치를 약속 받았다. 동래구청 측은 “이런 종류의 동물 학대 의심 사건은 처음 접했다”며 “다음 주까지 현수막을 설치해 경각심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부산 길고양이 보호연대 측은 “언제쯤이면 길 고양이들이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는 공존의 날이 올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순지 기자 seria1127@hankook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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