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진식(왼쪽) 삼성화재 감독과 권순찬 KB손해보험 감독/사진=OSEN, KOVO
[한국스포츠경제 김의기] 올해 새로 지휘봉을 잡은 두 신사가 화났다. 성균관대 시절부터 동고동락해온 1년 선후배 사이 신진식(42) 삼성화재 감독과 권순찬(42) KB손해보험 감독 얘기다.
둘은 각각 최근 벌어진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 도중 ‘논란의 비디오 판정’으로 격분하는 일이 발생했다. 신진식ㆍ권순찬 감독 모두 코트 위에서 감정 표현을 절제하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번만큼은 분노를 표했다.
먼저 발생한 논란의 판정은 지난 19일 수원체육관에서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의 경기 3세트 20-20 승부처 상황에서 나왔다. 당시 이재목(28ㆍ한국전력)과 양준식(26ㆍKB)이 네트 플레이를 펼쳤고 주심은 이재목의 캐치볼 반칙을 선언했다. 그러나 심판관들은 엉뚱하게 김철수 감독의 네트 터치에 대한 비디오 판독 요청을 받아들였고 판독 끝에 네트 터치 범실을 선언했다. 이미 캐치볼 반칙이 선언된 후여서 네트터치 범실은 무효가 맞다. 권 감독은 이에 대해 약 8분 간 강도 높게 항의했으나 돌아온 것은 옐로카드였다. KB는 주심에게 경기 지연에 따른 옐로카드에 이어 레드카드까지 받고 1점을 추가로 헌납했다. 3세트를 허무하게 내준 KB는 세트 스코어 1-3으로 경기를 패했다.
바로 다음날인 20일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 경기에서 신 감독도 석연치 않은 판정을 받아들여야 했다. 3세트 OK저축은행의 수비 과정에서 ‘포 히트(4번 만에 넘김)’가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에 신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다. 그러나 경기심판관은 '송희채(25ㆍOK저축은행)의 점프 여부가 화면에 잡히지 않아 판독 불가'라고 선언했다. 신 감독은 “이게 말이 되냐”고 소리치며 붉은 얼굴로 항의했지만 마찬가지로 옐로카드를 받았다. 납득하기 힘든 상황이 연이어 불거지자 배구 팬들의 분노도 함께 폭발했다. 한국프로배구연맹(KOVO) 게시판은 재경기 요청과 관련자 징계 관련 글로 도배가 됐고 심지어 청와대 국민 청원 코너에도 재경기를 요구하는 투표가 진행됐다. 21일 기준 500명 이상이 동의하며 지지를 보냈다.
연맹은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고 21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관련자들에 징계를 내렸다. 연맹은 “19일 경기(KB-한국전력)에서 발생한 오심 논란을 심의한 끝에 경기 운영위원과 경기 주·부심에게 중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결국 해당 경기 진병운 주심과 이광훈 부심은 무기한 출장 정지, 어창선 경기감독관과 유명현 심판감독관은 무기한 자격 정지라는 이례적인 중징계 처벌을 받았다. 연맹은 다만 규정에 따라 “오심 등 경기 내적인 이유는 재경기 사유가 아님”을 덧붙였다.
김의기 기자 show9027@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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