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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가상화폐 열풍은 비이성적 과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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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가상화폐 열풍은 비이성적 과열”

입력
2017.12.21 15:2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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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화폐로 보기 곤란” 우려 표명

“통화정책 등에 대한 영향 연구 중”

내년 잠재성장률 수준 성장 전망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동향간담회에 앞서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 폭등 현상에 대해 ‘비이성적 과열’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 총재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기자단 송년 간담회에서 “최근 세계적인 가상화폐 열풍을 보면 금융완화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며 비이성적 과열도 일부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비이성적 과열이란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1990년대 후반 ‘닷컴 주가 폭등’을 빗대 이른 표현이다.

이 총재는 “가상화폐는 법정화폐로 보기 곤란하다”며 “다만 한은은 중앙은행 차원에서 가상화폐가 본격 확산될 경우 통화정책과 지급결제시스템, 금융안정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는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 전망과 관련해선, 최근 물가 흐름을 지적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 운영에선 근원물가의 의미가 큰데, 서서히 상승해서 예상 경로를 밟아갈 것으로 전망했던 것이 지난달 주춤해서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일부 위원들이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그는 내년 한국 경제에 대해서는 저출산 고령화, 부문별 불균형, 가계부채 등 구조적 문제와 함께 세계적인 ‘골디락스’ 경제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골디락스란 물가 압력이 크지 않은 상태에서 성장세가 지속되는 상황을 일컫는다.

이 총재는 “현재 많은 나라에서 부채 과다를 걱정하고 있고, 역사적으로도 자산 버블 뒤에는 저금리에 따른 신용팽창이 자리 잡고 있었다”며 “가뜩이나 커진 금융불균형이 더욱 쌓이고 위험자산 선호 경향이 장기간 지속된다면 어떤 형태로 조정이 이뤄질 지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에서는 향후 통화정책과 관련한 더 명확한 소통을 바라지만 정책여건이 워낙 불확실하다 보니 확실하게 전달하는 게 매우 어렵다”며 고충도 토로했다.

이 총재는 올해 뜻 깊었던 일로 한중 통화스와프 만기 연장을 들었고, 가장 값진 성과로는 ‘준 기축통화국’인 캐나다와의 신규 통화스와프 체결을 꼽았다.

한편 이 총재는 21일 한은 본부에서 경제 전문가와 가진 경제동향 간담회에선 “우리 경제는 내년에도 북한 위험 요인(리스크)과 같은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교역 호조를 바탕으로 잠재성장률(2.8~2.9%)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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